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를 보여준 박병은이기에 ‘하이프나이프’에서도 반전을 의심한 시청자도 있었지만, 한현호는 끝까지 무해했다.
극 중 박병은은 섀도우 닥터로 살아가는 정세옥의 불법 수술을 묵인하고 도와주면서도 세옥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세옥과 서실장과의 중심을 잡아주며 그들을 이끌기도 하고 뒤에서 뒷받침도 해주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이퍼나이프’ 5~8회 코멘터리 영상에서 설경구가 한현호 캐릭터에 대해 “결정적일 때 중심에 있는 인물”로 언급했듯 한현호는 덕희, 세옥, 영주에게 필요한 존재로 작용했다. 나날이 병세가 심해지는 덕희가 현호를 믿고 진심을 털어놓고 의지하듯, 세옥 역시 현호에게 진심을 이야기하면서도 유일하게 자신의 악한 모습을 보이지 않듯, 영주에게는 가족처럼 유일하게 안정감을 주는 인물로 존재하며 각 인물들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박병은은 한현호를 통해 극적 긴장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도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가볍게 풀어주는 역할로 시청자의 지지를 받았다. 캐릭터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는 도파민 가득한 상황 속에서 안정감을 주며 흐름을 환기시키기도.
무엇보다 비슷한 시기에 박병은의 열연을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이퍼나이프’에서는 무해하고 착한 캐릭터로 글로벌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면, 극장가에서는 영화 ‘로비’를 통해 진지와 코믹을 오가는 매운맛 캐릭터로 관객들의 웃음 버튼을 제대로 눌렀다.
한편, 상반기부터 ‘하이퍼나이프’와 ‘로비’를 통해 열연을 보여준 박병은은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탄금’에서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홍랑(이재욱)과 재이(조보아)의 친부이자 상단의 수장이며 자신의 야망을 위해 냉정한 선택을 이어가는 심열국 역으로 분해 또 한 번 색다른 얼굴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