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군이 한 마을에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폭탄 공격을 감행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8일(현지시간) AP·AF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다수의 사상자를 낸 이번 공격은 지난 6일 밤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의 차웅우 마을을 표적으로 삼았다.
미얀마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차웅우 마을은 저항 세력의 통제하에 있다.
공격이 발생한 날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의 기념일인 타딩윳 축제(불빛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이 기간 미얀마 사람들은 사원, 집, 거리, 파고다(불탑) 등 곳곳을 촛불과 작은 등으로 장식해 빛을 밝힌다.
차웅우 마을에서는 당시 마을 초등학교 부지에 주민 100여명이 모여 타딩윳 축제를 기념하면서 아웅산 수치 여사를 포함한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등불 점등식을 열었다.
당시 주민들은 패러글라이더가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산을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남아있던 학교에 패러글라이더에서 폭탄 2개가 떨어졌다.
저항 세력을 이끄는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 무장조직인 인민방위군(PDF) 관계자는 BBC에 “이날 행사를 신속히 끝내려고 노력했지만, 패러글라이더가 예상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했다”며 “모든 일은 7분 만에 일어났다. 폭발로 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근처에 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사망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 목격자는 AFP에 “당시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아이들이 완전히 갈기갈기 찢겼다. 시신 수습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여명이 넘는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마을 주민, 지역 정치 활동가 및 PDF 회원 등이 포함됐다.
미얀마군은 해당 지역에서 공격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부는 최근 항공기와 헬리콥터, 제트 연료 등 부족을 겪으면서 낙하산을 이용해 저항 세력을 공격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국제 제재로 군사 장비를 조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지난해 말부터는 동력 패러글라이더를 사용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들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이후 보안군에 의해 7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