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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에서 최근 격화된 내전으로 올해 들어 7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민주콩고 총리가 밝혔다.
주디스 수민와 툴루카 민주콩고 총리는 지난달부터 동부에서 확대된 분쟁으로 7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민간인이라고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밝혔다.
그는 내전으로 인한 희생자가 워낙 많아 2500구 이상의 시신이 미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채 매장되었으며, 1500구 시신이 여전히 병원 영안실 등에 있다고 밝혔다.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투치족 반군 M23은 지난달 말 인구 200만명에 달하는 민주콩고 동부 최대 도시인 북키부주 고마를 장악한 데 이어, 지난 16일엔 동부 제 2도시인 남키부주 주도 부카부도 점령하는 등 파죽지세로 진군하고 있다.
민주콩고 정부군은 유엔 평화유지군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외국군의 지원을 받아 싸우고 있으나 격렬한 전투에서 연이어 밀리고 있다. 민주콩고와 유엔 등 국제사회는 M23의 배후로 인접한 르완다를 지목하고 있지만 르완다는 이를 부인해 왔다.
M23이 동부 거점 도시를 장악한 것은 10여년 만으로, 전문가들은 최근 십수년간 내전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동부 상당 부분을 장악한 M23은 키부호수를 따라 민주콩고 동부와 르완다 사이 모든 국경을 포함해 2021년 공격 재개 이후 최대 영역을 장악하게 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페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은 전날 반군이 동부 주요 도시를 점령한 이후 처음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국민통합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치세케디 대통령은 “전쟁이 아니라 전투에서 졌을 뿐”이라며 “야당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툴루카 총리는 M23의 공격으로 동부에서 난민촌 90곳이 파괴됐으며 45만명이 피란처를 잃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내 최빈국으로 꼽히지만 광물 자원이 풍부한 민주콩고에선 M23을 비롯해 120여개 무장단체의 준동으로 유혈 사태가 25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분쟁으로 인한 피란민은 700만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광물 자원을 노린 외부 세력까지 개입하며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콩고는 세계 최대의 코발트 생산지이며 전기자동차와 휴대전화의 핵심 재료인 탄탈륨과 콜탄, 금 등 자원도 다량 매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