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고객에 ELS 못 판다···당국, ‘홍콩 H지수 사태’ 후속대책 내놔

2025-02-26

앞으로 일반 시중은행 영업창구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복잡한 유형의 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고난도 투자 상품은 은행의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할 수 있으며, 자격 요건을 갖춘 전담 직원도 따로 둬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초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빚어진 바 있다. ELS 판매사인 은행들의 ‘불완전 판매’가 피해를 키웠다. ELS는 주식(주가지수)과 옵션·채권을 결합한 복잡한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만기까지 일정 조건을 유지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지수가 급락해 손실 구간(Knock-in)에 들어서면 원금을 잃는다. H지수 ELS 판매 과정에서는 은행원이 “홍콩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은 없다”는 등 높은 수익률만 강조하고, 위험성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거짓·과장 설명이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은 일반 은행 점포에서 ELS 등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ELS 판매는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조건을 갖춘 ‘거점 점포’에서만 허용된다. 지역 내 소매점포를 담당하고 다수의 개인·기업금융 창구와 직원을 보유한 대형 점포를 말한다. 5대 시중은행들의 전체 점포(3900여개) 중 5~10%가 거점 점포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거점 점포에는 다른 장소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ELS 판매만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야 하며 관련 자격증 등을 보유한 전담 판매직원만 영업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은행 모든 점포에서 ELS 같은 상품을 판매해왔다. 그러다 보니 예·적금 업무 차 창구를 찾은 고객에게도 고난도 투자상품을 권유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런 행태를 막자는 취지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ELS 상품은 일반적인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수익률 구조”라며 “은행 판매과정에서는 예·적금과 같은 ‘원금 보장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ELS 이외 다른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 문턱도 높인다. 일반 점포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되, 칸막이나 별도 좌석, 대기 번호표 색깔 등 식별 장치를 둬 일반 창구와 분리하도록 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투자 지식·경험, 수입원, 기대손실 등을 범주화한 뒤, 투자상품별로 적합한 고객군에 해당하지 않는 소비자에겐 투자를 권하지 않도록 했다. 특히 기존에는 ‘원금 보존 필요, 10% 손실 가능, 20% 손실 가능, 전액 손실 가능’으로 돼 있던 기대손실 설문조사 구간에 ‘50%, 70% 손실’을 추가해 고객의 위험 성향을 세분화했다. ELS는 기대손실을 ‘전액 손실’로 응답한 소비자에게만 권유할 수 있게 된다.

홍콩 H지수 ELS 손실 확정 계좌는 17만건이며 손실 금액은 4조6000억원이다. 금감원은 분쟁 조정 기준을 마련해 은행과 투자자들 간 자율배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 피해 계좌 중 93.8%가 자율배상에 최종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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