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한 나라 중 하나로 한국의 현금 결제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2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4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3551명 가운데 81.3%가 최근 1개월 내 모바일기기를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조사의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경험 비율(65.4%)과 비교해 15.9%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모바일금융서비스는 은행, 증권사, 카드사, IT기업 등이 모바일기기를 통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의미한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40대의 경우 95% 이상, 50대는 90%에 가까운 이용경험 비율을 나타냈다. 60대 이상도 50% 이상 이용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해 전 연령대에 걸쳐 모바일금융서비스가 보편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금 이용 비중은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이다. 지급수단 중 현금 이용 비중은 2013년 41.3%에서 2017년 36.1%, 2019년 26.4%, 2021년 21.6%, 2024년 15.9%로 나타났다. 현금을 찍어내는 양 급감하고 있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국내 지폐 발행량은 2015년 7억4000만장에서 올해 5억4000만장으로 10년 사이 37% 줄어든다. 동전은 2015년 6억2000만개에서 올해 1000만개로 98%나 급감한다.
해외에서도 현금 사용은 점차 줄고 있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결제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한 수단은 실물 신용카드(89.2%)였으며, 모바일 결제는 일본(42.8%), 동남아(24.9%) 등에서 주로 이용됐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국가는 현금의 비중이 높다. 특히 일본은 QR결제와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노년층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현금 의존도가 높아 ‘현금사회’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급수단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보이스피싱,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1년 내 지급수단 관련 보안 사고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4.9%였고, 사고 발생 시 ‘소비자 보호 강화’가 가장 필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일부 계층과 환경에서는 현금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업계는 비현금 결제의 확대와 함께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 정책과 보안 강화 대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