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제대로 탔다…'오징어 게임2', 생과 사 가른 투표의 위력

2024-12-27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나온 이 한마디는 강력한 기시감이 든다. 불과 2주 전 TV로 숨죽여 지켜봤던 국회의장의 선언이 오버랩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투표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등장하는 몇몇 장면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지난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80개국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았다.

얼떨결에 게임에 참가했던 시즌1와 달리 기훈은 제 발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다. 첫 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같았다. 경력자인 기훈은 게임의 룰에 당황하지 않고 아연실색된 도전자들을 이끌며 보다 많은 사람을 살렸다. 그 외의 게임은 모두 달라졌다.

또 하나 달라진 게 있다. 게임을 이어갈 것인지 중단하는 지를 결정하는 찬반 투표가 매 게임 전에 치러진다는 것이다. 과반이 넘는 선택에 따라 게임의 중단 여부가 결정된다.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이번 시즌에 펼쳐질 오징어 게임에서 투표의 중요성이 커질 것을 공언했다.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황동혁 감독 "시즌1에 잠깐 소개되었던 찬반투표가 시즌2에서는 본격적으로 매 게임마다 진행된다. 요즘 투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전 세계가 투표라는 것과 현실을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시즌2에 새로운 게임이 많이 나오니 그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며 관전 포인트를 밝힌 바 있다.

황동혁 감독이 대한민국의 현재를 예견하고 '투표'를 강조한 건 아닐 것이다.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이 진행됐고, 편집 중에는 국내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정 후보가 아닌 OX 중 하나를 선택한 456명의 도전자들은 결과적으로 생과 사를 스스로 결정한 셈이 됐다. 선택만 제대로 했어도 누군가는 인생을 더 길게 영위할 수 있었다. 최근 국회에서 치러진 가부(可否) 투표는 누군가의 생명을 담보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위기의 대한민국의 운명에 중요한 분수령이 된 것은 확실하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 공개 전 "시즌2와 3를 관통하는 이야기, 전 세계가 점점 갈라지고 선을 긋고 분열되는 갈등이 심화되는 것" 같다"면서 "이번 시리즈에도 갈라섬과 분열, 서로를 적대시하는 인간 군상이 나오는데 현 사회와 무적 닮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를 돌아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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