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마케팅에, 통하는 주제…젊은 작가들이 낮추는 ‘진입장벽’ [변화하는 문학②]

2025-04-01

과거의 작가들은 책으로만 독자들과 소통하곤 했다. 소통 플랫폼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지만, ‘작가는 글로 말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인간 또는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등 주제도 다소 무거웠다.

이에 독서는 ‘마음’ 먹고 접근 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가 최근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2022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2023년에는 아일랜드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대도시의 사랑법’을 쓴 박상영 작가는 이 연작소설의 드라마화 작업에도 참여하며 활발하게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2017년 출간된 소설 ‘저주토끼’로 2022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국내는 물론, 해외 독자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정보라 작가는 ‘너의 유토피아’, ‘미스트 바운드’ 시리즈 등을 출간하며 적극적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정 작가와 김초엽, 천선란 작가 등 활발한 활동과 독자들과 가까운 소통으로 팬덤을 형성한 젊은 작가들이 한국 문학계의 중심이 되며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한다.

천 작가의 인기 소설 ‘천개의 파랑’은 판매 부수 5만부, 정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은 15만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으며, 이중 ‘천개의 파랑’은 팬덤의 탄탄한 지지에 힘입어 연극, 뮤지컬로도 확대됐다. 지난 2023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김초엽, 천선란 작가의 대담 행사가 열렸는데, 이때 100여 명의 독자들이 몰려 줄을 서는 등 작가 ‘덕질’에 푹 빠진 독자들의 열렬한 응원이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천 작가와 정 작가가 SF 장르에 주력하며 진입장벽을 낮추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나아가 각종 행사를 통해 접점을 늘리는 젊은 작가들의 달라진 활동에 젊은층이 더욱 적극적으로 호응 중이다. 젊은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이 곧 ‘문학 대중화’와 연결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는 이유다.

2014년 ‘자음과 모음’으로 데뷔한 뒤 문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스타 작가로 떠오른 김멜라 작가를 비롯해 최근 최연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예소연 작가, ‘완벽한 생애’, ‘빛과 멜로디’, 그리고 영화‘ 로기완’의 원작 소설을 쓴 조해진 작가 등 앞선 작가들의 뒤를 이을 새로운 작가들의 활약도 반가움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것이 곧 한국문학의 힘이 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출판사 클레이하우스 관계자는 “젊은 작가의 활약은 최근 일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져 오던 것”이라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문학이 종이책을 넘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거나 해외 판매로 높은 성과를 거두거나, 저명한 상을 수상하는 등 저변을 확장해 나갔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한국문학에 지속적인 관심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팬덤’의 힘을 확인한 출판사들이 각종 행사와 굿즈 판매 등을 통해 ‘마케팅’에만 주력하고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연예인 또는 유튜버를 비롯해 유명인이 추천한 책이 반짝 관심을 받곤 하는 ‘팬덤 독서’의 그림자를 걱정하는 것처럼, ‘팬덤’ 맞춤형으로 변화하는 출판계를 향해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을 보내곤 한다.

그러나 한 서점 관계자는 “북토크, 작가와의 대화 등의 행사에 독자들이 보내는 관심이 크다. 독자들의 발길이 끊긴 많은 서점이 계속해서 운영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라고 ‘팬덤’의 중요성을 짚으면서 “무엇보다 요즘 독자들은 책을 읽고 팬이 됐다고 해서 무조건 지지하지 않는다. 지금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꾸준히 선보이는 것이 중요한데, 언급한 스타 작가가 모두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비극적인 상황을 다루면서도 인간의 욕망과 외로움 등 보편적인 정서를 적절하게 녹여내며 호평을 받은 ‘저주토끼’로 이름을 알린 정 작가는 최근 작품인 전염병으로 황폐화 된 세상을 배경으로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상실 속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다뤄 호응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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