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에 '나만의 딥시크' 만든다…정보유출 위험에 이런 유행

2025-02-04

중국 스타트업이 만든 생성형 AI 프로그램 ‘딥시크(DeepSeek)’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일자 오픈소스를 가공해 ‘나만의 딥시크’를 제작하는 등 소비자들 스스로 개인정보를 지키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출시된 딥시크는 이용자가 121만명에 이르며 국내에서 챗 GPT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생성형 AI 프로그램이다. 기존 생성형 AI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면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데다 무료라는 점 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이 투명하지 않은 중국 기반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딥시크는 지난달 27일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해군, 이탈리아 정부 등은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불완전하다며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금지했다.

개발자 조비(32)씨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인 뒤부터 딥시크 홈페이지를 이용하지 않고 오픈소스를 활용해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조씨는 “딥시크가 영화 내용 요약도 잘 해주고 간단한 코드 작성에 사용하기도 좋아 만족도가 높았는데, 개인정보 보안 부분에서 믿음이 가지 않았다”며 “공개된 오픈소스를 활용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없는 프로그램으로 변형해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조씨처럼 딥시크 프로그램의 코드를 오픈소스를 통해 가져온 뒤 자신의 PC에서 사용하면 웹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서 딥시크에 직접 접속해 로그인해 사용하는 것과 달리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없다. 다만 스스로 코딩을 해야 하고, 보기 좋은 유저 인터페이스(UI·사용자 환경)를 포기해야 한다.

복잡한 절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는 조씨처럼 딥시크 프로그램을 가공해 개인정보유출 위험 없이 사용하려는 이들을 위한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 ‘딥시크’를 검색하면 “내 PC에 R1 설치하기” “화제의 AI언어모델 딥시크 설치해 봤습니다” “더 쉬운 딥시크 로컬 구동법” 등의 영상이 뜬다. 모두 ‘나만의 딥시크’를 제작하는 방법을 정리한 영상들로, 각각 조회 수가 7000~2만회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다만 딥시크의 오픈소스를 모두 가져와 로컬PC에서 사용할 경우 컴퓨터 용량에 유의해야 한다. 딥시크는 크기가 다른 여러 모델의 프로그램을 내놓았는데, 4G(기가바이트) 이내의 저용량 프로그램은 휴대폰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다만 대용량 모델일수록 성능이 좋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답변을 얻으려면 대용량 컴퓨터가 필수다. 이 때문에 AI 모델 호스팅 업체들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개발자 박모(32)씨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 때문에 딥시크에 직접 가입해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AI 모델 호스팅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면 로컬PC에 모든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도 딥시크를 로그인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씨는 AI 모델 호스팅 업체를 활용해 10분도 안 되는 시간 내에 개인정보입력 없이 딥시크를 설치할 수 있었다. AI 모델 호스팅 업체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클라우드에 배포해 이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 업체 서비스를 이용하면 로컬PC에 직접 딥시크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이미 설치된 프로그램을 PC로 끌어와 작동시킬 수 있다. 다만 서버 이용에 따른 비용 부과 때문에 질문 1개를 할 때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프로그램 개발에 능숙하지 않은 사용자들 중심으로는 딥시크 가입 시에 가짜 계정을 사용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주식정보 카카오톡방을 통해 얼마 전 딥시크를 처음 접했다는 김모(41)씨는 “한 개의 전화번호로 구글 계정을 여러 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쓰지 않는 계정으로 딥시크에 가입했다”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진짜 계정으로 가입하면 정보 유출 위험이 있으니 가짜를 만들고 가입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픈AI 활용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개인정보보호에 나선 상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인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해외 사업자라고 해도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라면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사용자들에게 개인정보가 어느 범위까지 수집되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언제 폐기되는지 등을 고지할 의무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사안을 다 지키고 있는지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 스스로가 개인정보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주 딥시크 측에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등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한 상태다. 다만 위원회 관계자는 “답변서 기한을 정해두지는 않아서 언제 답변이 올지는 알 수 없다”며 “아직은 사실관계 파악 단계이며 개인정보 유출 상황을 가정하고 대책을 세우거나 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