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지배구조 개편 떨치고 주가 '훨훨'···이번엔 원전 수혜

2025-01-20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순항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해소된 한편, 체코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사업 수주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탄력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이다.

20일 오후 2시 34분 기준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거래일 대비 0.46% 오른 2만1850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이날 장 초반 5%대 상승률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이 축소됐다. 다만 지난달 1일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 합병안 의결을 철회한 이후와 비교하면 주가는 지속적인 우상향이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물적분할과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 등 불안한 정치적 상황 여파에 합병 철회 당일 장중 주가가 1만6910원까지 떨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시했던 주식매수예정가격은 주당 2만890원으로, 주가와 크게 벌어진 상태였다.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가 단기간 급격히 하락해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져 분할합병 절차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 해소와 더불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출 청신호가 켜진 점이 최근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체코 정부가 예상한 사업비는 약 2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을 대표로 한 한국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자 '팀 코리아'는 체코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팀코리아 일원으로 체코 신규 원전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 펌프를 포함한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이 사업은 암초를 만났다. 입찰 경쟁자였던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원전 기술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 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한 것이라며 미국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민간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소송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했고, 웨스팅하우스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해 10월 항소했다.

팀 코리아와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은 오는 3월 발표될 체코 신규 원전 사업 본계약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는 지식 재산권 분쟁을 공식 종료하고 원전 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협상을 타결했다. 양측의 분쟁이 종결되며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신규 원전 수출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에너빌리티의 100%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증시에서 IPO를 추진하며 외연 확장을 본격화하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1993년 체코 현지에서 설립돼 2009년 두산이 인수한 발전설비 회사다. 그보다 3년 전인 2006년에는 밥캣을 인수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3대 핵심인 보일러(두산밥캣)-터빈(두산스코다파워)-발전기(자체 기술) 기술을 갖추게 됐다.

체코 원전을 시작으로 한국이 유럽 원전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두산스코다파워의 교두보 역할이 주목된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에 약 2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발전기 기술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술이전이 완료되는 오는 2029년부터는 소형 모듈원자로(SMR)와 복합화력 등 발전소용 발전기의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은 점도 투자 매력을 더한다는 분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말 미국 SMR 설계·운영 업체 테라파워의 첫 SMR 사업에 주기기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원전 확대 정책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라며 "체코 원전의 1차 계통 핵심 주기기 뿐만 아니라 두산스코다파워를 통한 2차 계통 핵심 주기기 수주도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5년간 SMR 모듈 62기 수주가 논의 중인 가운데 실제 계약 체결이 이뤄지면 글로벌 SMR 파운드리로 거듭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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