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디즈니 '적과의 동침' 푸보TV 지분 인수, 숨은 의도는 -②

2025-01-19

지분 언제 팔고 나갈까

베뉴 독과점 남은 문제는

디즈니 38% 랠리 예고

이 기사는 1월 17일 오후 1시13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디즈니(DIS)의 푸보TV(FUBO) 지분 인수가 사실상 케이블 TV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의도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는 시장 전문가들은 지분 매각 시점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딜을 통해 디즈니가 훌루+ 라이브 사업의 정리에 나섰다고 판단하고, 투자자들은 업체가 푸보TV와 훌루+ 라이브의 합작 사업의 지분을 매각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디즈니와 폭스TV,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푸보TV에 2억2000만달러를 지급하고 반독점 소송 취하를 이끌어낸 것은 베뉴(Venu) 출범으로 예상되는 이익이 이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디즈니가 훌루+ 라이브 사업을 푸보TV에 넘긴 한편 지분 매입과 대출 제공으로 일단 관계를 유지한 뒤 해당 지분을 점진적으로 매각하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디즈니가 지분을 팔고 해당 사업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에 부담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디즈니의 최종 목표는 성장이 정체된 케이블 TV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콘텐츠 제작과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 주력하는 데 있다는 얘기다.

월가는 전세계 미디어 시장이 케이블 TV에서 스트리밍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상황이고, 디즈니는 이 같은 큰 그림 속에서 이번 딜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한다.

디즈니의 사업 구조와 케이블 TV 서비스 이용자들의 성향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케이블TV닷컴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비싼 구독료를 지불하면서 케이블 TV를 시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시간 스포츠 경기를 즐기기 위해서다. 이어 케이블 TV 채널에 익숙하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 가령, 아마존 프라임이 목요일 NFL(미식 축구 프로 리그)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갖게 됐고, 넷플릭스 역시 크리스마스 당일 경기 두 개를 거의 독점적으로 방송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물론 디즈니의 자회사인 ESPN이 여전히 스포츠 TV 비즈니스의 강자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인 ESPN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모든 주요 케이블 TV 패키지의 필수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이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연내 출범할 예정인 베뉴가 워너 브러더스의 TNT와 TBS, 폭스TV의 폭스 스포츠 및 FS1의 모든 실시간 스포츠 중계와 ESPN의 모든 콘텐츠를 포함할 예정이다.

실시간 스포츠 방송이 케이블 TV를 해지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라면 조만간 대규모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디즈니가 ESPN의 독립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는 2025년 하반기에 케이블 TV 이용자들의 해지 신청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다시 푸보TV의 지분 인수 얘기로 돌아가면, 디즈니는 훌루+ 라이브를 '넘긴' 데 따라 더 이상 케이블 TV 업계를 압박하는 악재들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다. 케이블 TV의 영역을 벗어나 라이브 스트리밍을 축으로 모든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수익화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푸보TV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디즈니의 주가가 완만하게 하락했지만 이번 딜을 통해 베뉴 출범의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업체의 단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케이블 TV 사업 부문의 퇴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비즈니스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고 강세론자들은 주장한다.

디즈니와 푸보TV의 거래 내용이 대부분 확정됐지만 한 가지 누락된 점이 향후 매입하게 될 70% 지분의 가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거래가 마무리되는 시점의 푸보TV 주가를 반영해 인수 가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초 1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푸보TV의 주가가 디즈니의 지분 인수 발표 후 4달러 내외로 뛰었지만 월가는 단기에 폭등한 주가가 유지되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한편 디즈니 주가가 1월16일(현지시각) 106.46달러에서 거래를 종료한 가운데 강세론자는 147달러까지 오르는 시나리오를 예고했다.

레드번 애틀란틱의 패밀턴 파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디즈니의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이익 증가가 케이블 TV를 포함한 미디어 사업의 둔화를 넘어서는 영역에 도달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높인 동시에 목표주가를 147달러로 제시했다. 최근 종가 대비 38%에 달하는 상승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이익 구조가 개선된 데다 테마 파크나 소비자 상품 판매 등 주요 비즈니스가 호조를 이루고 있어 디즈니가 꾸준한 실적 향상을 보일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다만, 베뉴의 반독점 문제가 모두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푸보TV가 베뉴 출범을 막기 위한 반독점 소송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이와 별도로 미국 법무부가 해당 사안에 대한 법정 조언자 의견을 제출했기 때문.

디즈니와 푸보TV의 합의 내용에 법무부의 자체적인 소송을 막기 위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민 단체들도 1월20일 공식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베뉴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경제자유프로젝트의 리 헵너 이사는 성명을 내고 보다 강력한 반독점 규제를 요구하며 푸보의 소송 중단을 비판했다.

지난 1년간 푸보TV가 스포츠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디즈니의 스포츠 스트리밍 합작 사업에 진정으로 도전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수표'만 챙기고 스트리밍 산업의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켰다고 헵너 이사는 주장했다.

한편 디즈니는 오는 2월5일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는 주당순이익(EPS)을 1.45달러로 전망, 전년 동기 대비 18.9% 뛸 가능성을 제시했다. 업체는 최근까지 4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월가는 2025 회계연도 디즈니의 주당순이익을 5.41달러로 예상한다. 이 경우 업체의 이익이 전년 대비 8.9% 늘어나는 셈이다.

앞서 2024 회계연도 4분기 업체의 주당순이익은 1.14달러로 월가의 예상치인 1.09달러를 웃돌았고, 매출액은 225억7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225억9000만달러에 소폭 못 미쳤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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