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진단] 아이에이 ①어른거리는 퀀타피아 그림자…아슬아슬 M&A

2025-01-19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아이에이의 M&A(인수합병) 과정에 퀀타피아(옛 코드네이처, 현재 거래정지)에서 활동했던 법인과 주요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FI(재무적 투자자) 핵심 주체 역시 여러 한계기업에서 활약한 곳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아이에이 주가는 M&A 소식 발표 전에 이미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상 급등 정황도 드러난다.

'상폐 위기' 퀀타피아 핵심인물 재등장

19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이는 기존 지분(구주) 매각 등을 통한 대주주 변경을 예고했다. 기존 대주주 김동진 대표가 보유 중인 구주 2474만여주를 200억원에 매각하는 딜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부회장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아이에이 대표에 선임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김 대표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17억원을 대출 받은 상태로, 보유 중인 1425만주는 질권 설정됐다. 이 대출의 이자율은 약 4.8%, 담보 유지비율은 200%다.

구주를 사들이는 주체는 디씨이라는 법인으로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145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납입 대상자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법인은 지난해 2월 80억원 규모 아이에이 유증 대상자로도 등장했다.

디씨이는 지난 2010년 설립된 법인으로 최동철, 간우영, 황수정, 이호영 씨가 주요 인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작년 연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626억원, 9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최 씨와 간 씨는 재작년 각각 퀀타피아 대표와 사내이사에 선임됐고, 이에 앞서 디씨이는 총 59억원 규모 퀀타피아 유증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디씨이는 퀀타피아 지분 11.7% 가량을 보유 중이다. 퀀타피아는 재작년 말 회계처리 위반 등을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고, 현재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법인은 지난해 10월 공유오피스로 본점 소재지를 변경했다.

이 밖에도 최 씨는 지난 2011년 선팩테크(옛 유비트론, 현재 상장폐지)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업체는 자본잠식률 50% 이상,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였다. 이후 최 씨는 자진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선팩테크는 같은 해 감사 의견 거절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또한 디씨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황수정 씨는 코드네이처라는 법인 대표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법인은 아이에이가 예고한 25억원 규모 유증 대상자로, 광주 광산구에 주소를 등록해 놓은 상태다. 해당 주소는 디씨이 종속기업인 에스피스틸도 함께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 씨와 최 씨는 에스피스틸에도 이름이 올라있다.

디씨이는 이번 M&A에 400억원 넘는 돈을 투입해야 하지만 담당 직원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등록 주소지에서 만난 디씨이 관계자는 "아는 내용이 없다"며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50억 넣겠다는 조합 정체는

아이에이는 디씨이와 캑터스오아시스투자조합2호(이하 캑터스오아시스)를 대상으로 195억원 규모 8회차 CB 발행을 예고한 상태다. 이 CB의 전환가는 248원이고, 최저 조정가는 174원이다. 납입 예정일은 다음달 4일이다.

이 중 50억원을 납입하겠다고 밝힌 캑터스오아시스 업무집행조합원에는 메이슨캐피탈과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라는 법인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메이슨캐피탈은 코스닥 상장사로 이 조합의 최대 출자자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말 기준 메이슨캐피탈의 대주주는 캑터스바이아웃제6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 이 업체의 업무집행자는 캑터스PE다.

메이슨캐피탈(3월 결산법인)은 지난해 3월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해 3월까지의 연간 매출액과 순이익은 203억원, 4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9월까지의 반기 누적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16억원, 114억원으로 대규모 적자 전환한 상태다.

캑터스PE와 메이슨캐피탈은 다른 상장사에서도 함께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이들은 지난 2022년 상장사 퀀텀온(현재 거래정지)이 아리바이오라는 법인에 투자하는 과정에 모습을 보였다. 퀀텀온이 조합을 통해 투자를 진행했는데, 이 조합 대표에 메이슨캐피탈과 캑터스PE가 이름을 올린 것. 아리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을 3차례나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고, 조명 관련 업체인 소룩스와 합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캑터스PE는 지난 2018년 자본금 1억원에 설립된 법인으로 정한설 씨가 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 씨는 IMM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활동했던 인물로 KG스틸(옛 동부제철), 팜한농(현재 상장폐지) 등에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캑터스PE는 지난 2019년 명진홀딩스(현재 상장폐지) 유증 과정에 등장하기도 했다.

캑터스PE의 서울 중구 소재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담당 직원을 만날 수 없었다. 캑터스PE 관계자는 "자리를 비운 상태"라며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메이슨캐피탈 관계자 역시 "연락을 드리라고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공시 전 미리 급등한 주가

이런 가운데 아이에이 주가의 이상 급등 정황도 포착됐다. 아이에이는 지난 6일 17시 무렵에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과 함께 대규모 유증을 예고했다. 하지만 주가는 M&A 소식 발표 전에 이미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170원대를 형성하던 주가는 연초부터 10%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M&A 관련 소식 발표 직전 영업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는 순식간에 290원까지 치솟았지만 차익 매물에 밀려 23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아이에이를 투자주의종목에 지정했다.

한편, 아이에이 실적은 지난 2022년부터 악화하기 시작했다. 재작년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592억원, 186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377억원, 89억원이다. 또한 3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51%에 그쳤다. 유동비율은 기업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200%를 넘어야 건전하다고 평가한다

또한 회사는 불성실공시법인이라는 꼬리표도 달았다.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관련 공시를 신고 기한 내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거래소로부터 총 3점의 벌점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해 아이에이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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