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 아워홈 인수 '승자의 저주' 우려..."몸값 과대평가 지적"

2025-01-19

【 청년일보 】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높은 매각 대금과 마무리되지 않은 경영권 분쟁, 단체급식 업황 둔화 등으로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이하 한화호텔)는 지난해부터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호텔은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수 대상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지분 57.84%로 알려졌다.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은 1남 3녀를 뒀는데, 현재 오너 일가가 회사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아워홈 주요 주주는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인 구미현 회장 19.28%, 차녀 구명진씨 19.6%,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 20.67% 등이다.

현재 아워홈 지분 100% 기준 기업 가치는 1조5천억원으로 평가되는데, 이중 지분 57.84%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호텔은 자금부담은 8천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1조5천억원이라는 아워홈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주로 EV/EBITDA 배수를 적용한다.

EV/EBITDA는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인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고평가됐다고 본다.

1조5천억원을 기준으로 아워홈의 EV/EBITDA를 계산하면 약 11배가 나온다. 단체급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4.4배), CJ프레시웨이(3.9배) 등 동종업계 평균 EV/EBITDA가 5배에도 못 미치는데, 이를 감안했을 때도 상당히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한화호텔이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여력도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호텔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천294억원이며,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도 2천356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아워홈 인수에 적극적인 김동선 부사장은 IMM크레딧솔루션(ICS)과 손잡고 인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도 인수비용 관련한 우려의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체급식 업황이 급성장 추세가 아닌 만큼, 인수 금액이 좀 과도한 것 같다"며 "두 기업 모두 푸드테크를 신사업으로 하는 만큼, 계열사간 시너지는 기대할 수 있겠지만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속 인수 추진 우려…변수로 떠오른 '우선매수청구권'

또 다른 변수는 아워홈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와 구미현 회장은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아워홈 지분 매각의사를 묻는 두번째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워홈 오너가 네 남매는 지난 2017년부터 장기간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왔다.

구미현 회장은 2017년 전문경영인 선임과 관련해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 편을 들었지만, 2021년에는 막내동생 손을 들어 구지은 전 부회장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그러나 구미현 회장이 주주 배당금 등의 문제로 구지은 전 부회장과 대립해오다가 지난해 5월 다시 오빠 편에 서며,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현재 아워홈은 구미현 회장 체제이지만 여전히 구지은 전 부회장이 경영권에 대한 의지가 강해, 한화의 아워홈 인수에 '빨간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우선매수청구권'이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기존 주주가 주식을 양도할 경우 주주 명부상 다른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주식을 양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구지은 전 부회장이 이를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펄마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단체급식' 업황이 정점 기록...최근 '과열 경쟁 및 시장 포화'도 우려

마지막으로 단체급식 업황에 대한 우려도 한화호텔의 부담으로 꼽힌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2023년 기준 6조원 규모로 아워홈 외에도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이 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미 굵직한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단체급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렇게 밝지 않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자체가 정점을 찍었고 경쟁도 과열돼 있다는 평가다.

이에 타 경쟁사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 시장을 발굴하는 등 신사업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또 아워홈은 범LG가로 기존에 계약된 LG 계열사 급식장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아워홈이 담담하는 범LG가 물량은 약 110곳으로 추정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가 인수한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단체급식 시장에서 공개 입찰 경쟁이 일반적이며, 특정 그룹에 소속됐다고 해서 그룹 계열사의 물량을 다 가져갈 수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인수 마무리 후에도 업계 전반적으로 큰 지각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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