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며 반(反) 서방 연대 맹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 진영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무차별 관세 폭탄으로 사방을 적으로 돌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차별화된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7일 중국 외교부와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중국은 톈진에서 SCO 정상회의를 갖는다. 류빈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SCO 회원국 정상회의 제25차 회의와 ‘SCO 플러스(+)’ 회의를 주재하고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시 주석은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환영 연회, 양자 활동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 본부를 둔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2001년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출범했고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 등 반서방 국가들이 추가돼 현재 10개국이 정회원국으로 활동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친화적인 국가들로 구성된 만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견제하는 세력으로도 평가된다.

올해 회의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다. 국가 정상급만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20여개국에서 참석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 까우끔 후은 아세안 사무총장 등 10개 국제기구 대표도 SCO 정상회의에 공식 초청됐다. 로이터통신은 SCO를 통해 시 주석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국가 간 강력한 연대를 보여주는 동시에 러시아의 '외교적 쿠데타'를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내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대회'(전승절)와 열병식을 통해서는 중국군의 현대화 성과를 전세계에 과시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열병식과 분열식, 두 단계로 진행되며 약 70분간 이어진다. 예포 발사와 함께 톈안먼광장 중심에 있는 인민영웅기념탑 앞에 대기하던 국기호위대가 오성홍기를 게양하면서 행사가 시작된다. 헬기로 구성된 공중 기수대는 ‘인민 필승’ ‘평화 필승’ 등이 적힌 기를 걸고 비행한다. 장비 부대는 육상 작전군, 해상 작전군, 방공 미사일 방어군, 정보 작전군, 무인 작전군, 후방 지원군 및 전략 타격군 등으로 편성돼 수백 대의 첨단 무기를 선보인다. 공중 편대는 전투기와 폭격기, 수송기 등으로 구성되는데 전투기들은 공중에서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숫자 ‘80’을 형상화하는 쇼를 펼친다. 중국은 앞서 수차례 예행 연습을 통해 차세대 무기를 집중 공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최신예 대함 미사일, 전투 드론, 핵탄두 탑재 가능 탄도미사일 등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