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복판서 장갑차·소총 무장 군인들이 이민자 단속···도시 전역에 ‘불안감’

2025-07-08

“오늘은 공원, 내일은 또 어디?”

캐런 배스 시장 “너무 충격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 공원에 군대까지 동원된 이민 당국의 불법이민 단속이 벌어지면서 도시 전역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LA 시내 맥아더 공원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과 주 방위군 병력이 집결했다. 이들은 장갑차와 소총 등 장비를 갖추고 이민자들이 밀집한 LA 한복판으로 몰려들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단속 대상인 불법체류 이민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P통신은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맥아더 공원 단속에 군용차 17대와 구급차 4대, 수십 명의 연방 요원, 주 방위군 병력 약 90명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부터 이미 맥아더 공원 일대에는 “ICE가 들이닥친다”는 전단이 곳곳에 붙으며 단속 소문이 퍼졌다.

현장에서 체포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단속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연방 당국이 철수한 뒤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방 무장 차량이 우리 공원에 들어온 건 너무나 충격적이고 비미국적”이라며 “범죄자, 마약상, 폭력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여름 캠프에 참여한 어린이들만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배스 시장실이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월요일이라 공원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배스 시장은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며 “도시 전체가 무장 군대에 점령당한 듯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단속) 계획에는 공포, 혼란, 정치적 계산밖에 없다”며 “어제는 홈디포(집 실내장식 매장), 오늘은 세차장, 내일은 군용 트럭과 군 병력이 공원에 나타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큰 호수를 끼고 있는 맥아더 공원은 19세기 말 조성된 곳으로 원래는 ‘웨스트레이크 공원’으로 불리다가 1940년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이름을 따 ‘맥아더 공원’으로 명명됐다.

원형극장, 축구장,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공공장소로 주변 멕시코·라틴계 이민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약물 사용이 빈번한 장소로도 악명이 높아 시 당국이 정비 노력을 계속해온 곳이라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전미노동자조직 네트워크의 법률 책임자인 크리스 뉴먼은 이번 ICE 단속에 대해 “실제 단속이라기보다는 리얼리티 TV쇼처럼 보여주기식 공포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ICE 요원들이 인근 홈디포 매장 앞에서 불법 이민 노동자들을 대거 체포한 이후, 맥아더 공원 등 시내 중심가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유니스 에르난데스 LA시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공원을 표적으로 삼은 이유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이곳이 상징하는 가치 때문”이라며 “오늘 벌어진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경고다. 맥아더 공원에서 벌어진 일이 곧 다른 곳에서도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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