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5000 → 2000엔, 미니 사이즈.” 최근 일본 Z세대의 소비 풍조를 상징하는 단어다. 즉 “비싸면 안 사, 작고 싸면 써볼래”라는 소비 성향이다.
코트라 후쿠오카무역관에 따르면 일본 Z세대의 뷰티 소비 패턴이 ‘미니 코스메’로 뚜렷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반 사이즈보다 적은 용량과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된 소형 화장품을 부담없이 체험하는 형태를 말한다. 그러다 보니 뷰티숍에서는 미니 코스메 전용 코너 설치, 제품 사이즈 재설계, 체험 중심 매장 운영 등 유통·제조 양쪽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cosme 매장 관계자는 “많이 파는 것보다, 하나라도 더 써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체험이 EC 판매 및 입소문 플랫폼 이용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매체 보도에서 밝혔다. Z세대의 선택 기준이 달라진 지금, 일본 뷰티 시장은 ‘미니 전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Z세대의 ‘소유보다 체험’ 중심 소비 성향에 맞춰, 일본 화장품 업계도 제품 기획과 유통 구조 전반에 걸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 ‘소용량 메이크업’ 제품이 있다. 생산 방식은 물론 브랜드 전략, 친환경 등 단순히 소비 트렌드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공급자 측의 구조적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런 소용량 제품 생산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각 브랜드는 가격전략과 제품 용량 구성을 유연하게 설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NARS는 정규 10g 제품(6160엔)을 3g 미니 사이즈(3190엔)로 출시하며, 가격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g당 가격은 높게 유지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CANMAKE는 용량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패키지를 축소해 880엔에 판매함으로써, 저렴한 가격과 귀여운 디자인으로 Z세대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Z세대는 다양한 제품을 소량씩 체험하길 원하면서도, 가격에는 철저히 민감한 소비 태도를 보인다. 이들은 브랜드 충성심을 보이기보다는, 시기에 따라 변하는 트렌드와 SNS 바이럴에 따라 빠르게 제품을 선택하고 교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소비 성향은 ‘싸고 귀여우면 일단 써본다’라는 울트라 소비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주요 유통 채널들도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 드럭스토어는 고가 제품의 체험 접근성을 높이고, ▲ 버라이어티숍은 브랜드 혼합 구성을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히며, ▲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프라인 경험을 EC 구매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미니 제품이 단순한 ‘소형 상품’이 아니라, 유통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경제신문 2025.7.18. 기사)
일본의 미니 코스메 트렌드에 따라 TIRTIR, ROM&ND(롬앤), AMUSE, LAKA 등도 제품 용량, 가격 구성, g당 단가는 물론, 각 브랜드의 일본 내 포지셔닝과 미니 제품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TIRTIR는 기존 정규 제품과 미니 제품을 함께 구성한 세트를 통해 ‘집과 외출’의 이중 용도를 강조한다. 롬앤은 편의점 체인 로손과의 협업을 통해 일본 한정 전용 라인업을 선보였다. AMUSE는 브랜드 정체성을 살려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니 사이즈로 휴대성과 체험성을 소구한다. LAKA는 기존 컬러 라인업을 미니 버전으로 그대로 축소하는 동시에 7가지 신규 색상을 추가해 ‘컬러 수집’의 즐거움도 강조한다.
‘작고 가볍게 써보고 싶은’ Z세대의 소비 성향에 맞춘 미니 코스메틱이 g당 가격으로는 오히려 정규 제품보다 더 비싼 경우가 많다. 예컨대 TIRTIR는 기존 정규 제품 대비 1.92배, AMUSE는 1.5배, 롬앤과 LAKA는 각각 1.18배 높은 g당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Z세대는 가격에 민감하면서도 ‘한 번 사면 다 쓸 때까지’ 사용하지 않는다. 시기에 따라 변하는 유행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체험해 보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다. 이런 성향을 반영해, 브랜드들은 미니 제품을 단순한 축소판이 아닌 ‘트렌드 체험용’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즉, g당으로 보면 비싸지만 제품 총액은 저렴한 미니 코스메는, ‘지금 당장, 이 색을 써보고 싶다’라는 Z세대의 감정적 소비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전략적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후쿠오카무역관은 “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정규-미니의 이중 구성, 현지 한정 미니 제품 기획, 체험 기반 유통 채널 확보 등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g당 가격 경쟁보다는 ‘부담 없이 써볼 수 있는 경험’ 자체를 판매하는 방식이 일본 내 구매 전환의 핵심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