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1-5로 대패한 뒤 사임 압박에 직면한 우루과이 대표팀 사령탑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팀을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세계 축구 전술 흐름을 바꿔온 혁신적 지도자 비엘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1시간 45분 동안 이례적으로 진행된 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성향과 축구 철학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비엘사는 “나는 주변을 긴장하게 만드는 사람이며, 스스로도 ‘독성적(I’m toxic)’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나타나는 순간 환경이 경직된다. 나는 수줍고 강박적이며,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어렵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완벽을 요구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우루과이는 최근 5경기에서 4골에 그치며 공격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전 참패 이후 일부 팬과 언론에서는 선수단이 비엘사의 지도 방식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러 언론들은 “비엘사를 우루과이에 다시 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과격한 비판까지 했다. 비엘사는 “우루과이축구협회 관계자들과 장시간 논의했고, 계속 팀을 이끌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사퇴를 고려한 적은 있으나 지금은 아니다”라고 거취 논란을 일축했다.
비엘사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지난해 코파아메리카 이후 인터뷰에서 감독 방식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사건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이미 논의했다. 원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은 돈이 아니라 감정과 순수성을 찾아 모인다”며 “선수들이 어린 시절 축구를 사랑했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루과이 대표팀 내부 갈등설에 대한 질문에도 비엘사는 “불만이 있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들었지만 개인의 감정이 팀보다 앞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술 비판과 ‘플랜B 부재’ 지적에 대해서도 “수정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엘사가 비판 속에서도 여전히 신뢰를 얻는 이유는 그의 지도 능력 때문이다. 그는 아르헨티나·칠레·빌바오·리즈 등에서 강도 높은 훈련과 혁신적 전술로 팀의 스타일을 바꾼 지도자로 평가된다. 우루과이를 맡은 이후에도 아르헨티나·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전통 강호들의 균열을 흔드는 성과를 냈다. 그의 우루과이 대표팀은 현재까지 17승(승부차기 2승 포함) 9무 6패로 결코 부진한 성적이 아니다. 그래도 미국전 대패는 결코 가볍지 않은 충격이다. 비엘사는 “1-5 패배는 무시할 수 없는 결과며, 굴욕감을 느낀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물러설 이유는 없다. 나의 책임 아래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루과이는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비엘사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술 이전에 감정과 결속”이라며 “공격력 회복이 향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