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보완재 ‘배양육’ 대량생산 … 비용도 줄여

2024-10-15

환경보호와 동물복지, 채식문화 확산 등 다양한 이유로 대체식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도 덩달아 성장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돼지 배아줄기세포주를 활용해 세포배양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새싹기업)이 등장했다.

‘스페이스에프’(대표 김병훈)는 줄기세포배양·조직공학 기술을 활용해 세포배양식품을 만드는 업체다. 돼지를 도축한 뒤 추출하는 초대배양세포를 활용하지 않고 수정란에서 무한 증식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주를 사용한다.

김병훈 대표는 “배아줄기세포주를 활용해 근육줄기세포·지방줄기세포를 만들어 대체식품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며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가축을 죽이지 않고도 초대배양세포와 비교했을 때 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생산성은 4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에프가 생산한 제품은 대체식품 중에서도 식물성 단백질이나 곤충식품보다도 실제 식품과 영양성분·맛이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포를 배양하기 위해선 세포의 먹이인 배양액이 필수다. 스페이스에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세포를 증식하기 위해 소 태아 혈청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소를 도축해야 해 비용·윤리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 대표는 “소 태아 혈청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무혈청 배양액을 개발해 배양액 제조 비용이 9분의 1로 줄었다”면서 “배양액 성분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품질·가격에서 경쟁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에프는 가축 중에서도 돼지를 고른 이유로 가공육시장의 전망을 꼽았다. 김 대표는 “세포배양식품을 이른 시일 내에 실제 돼지고기와 같은 원물 상태로 만드는 건 기술적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공육시장에선 돼지고기가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엔 세포배양식품의 생산원가가 100g당 2만5000원이지만 향후 2028년엔 실제 고기와 비슷한 1000원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페이스에프는 이같은 기술력 등을 인정받아 7월 ‘2024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2024)’ 최우수상에 이어 9월 ‘2024 농식품 창업콘테스트’ 대상을 거머쥐었다.

김 대표는 “세포배양식품이 육류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서 축산물시장을 풍성하게 하길 바란다”면서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대체단백질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화성=조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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