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주역을 지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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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5 🌊🏄‍♀️ Vol 3. 2025.03.14. ~ 2025.03.20.

광장의 여성들이 '다시 만날 세계'는
또 패배한 안희정의 '몰락의 시간'
셔틀콕처럼 날아오르는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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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주역을 지우지 말라

플랫 입주자 여러분, 한 주 동안 무탈하셨나요? 드디어 봄이 온 것 같으면서도 밤낮으로 일교차가 커 몸이 시린 계절입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이번 주 플랫 레터는 지난 3·8 여성의 날을 돌아보며 윤석열 정부 2년7개월 동안의 백래시와 ‘윤석열 이후’에 관한 우려를 담았습니다. 광장을 휩쓸던 여성들의 에너지를 어디로 어떻게 향하게 할 것인지, 그 에너지를 받아줄 주체는 누구일지에 관한 고민이 슬슬 나오고 있거든요.

그리고 3월 7~8일 진행했던 🎆플랫 5주년 생일 카페 후기도 들고 왔습니다. 플랫팀이 준비한 장미꽃과 여러 굿즈 선물을 받고 환히 웃으시던 입주자님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더 드리고 싶었지만 못 드린 것은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하고, 여운을 간직하려고요. 현장에 남겨주신 입주자님들의 방명록과 저희 플랫팀의 답신을 레터 마지막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내가 남긴 메시지도 다시 한번 찾아보시고, 다른 분들의 것도 구경하세요~👀

더이상 지워질 수 없다

플랫은 여성의 날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7개월을 돌아봤습니다. 반페미니즘, 반여성 기조를 전면에 띄우고 등장한 윤 정부에서 어떠한 ‘백래시’가 나타났는지를 정리했어요. 없애지도 못할 여성가족부의 힘을 빼놨고, 교육과정에서도 ‘성소수자’나 ‘성평등’ 같은 용어를 삭제했습니다. 정책에서 기존에 ‘여성’으로 표현됐던 부분은 ‘성별’로 대체되거나 삭제됐고요. 공공기관 여성 임원도 약 10% 줄었습니다.

정책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측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시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혐오의 공간’을 승인하고 열어줬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의 전략이 ‘남성 임파워링’(북돋아주다)이 아닌 ‘정치적 선동’이었다는 김현미 연세대 교수의 평가처럼, 성평등을 논의할 사회적 공간을 더욱 오염시켜놨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잘못 아닐까요.

이제 ‘윤석열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광장에서 목놓아 외쳤던 ‘다시 만난 세계’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요? 여성들은 어떤 의제를 내세우고 쟁취해야 할까요? 다가올 ‘정치의 시간’에 여성의 목소리는 어떻게 반영될까요? ‘광장의 주역’으로 칭송받았던 여성들은 이후 어떠한 정치적 대우를 받을까요?

🧵<‘응원봉’든 광장의 ‘주역’…“더이상 지워질 수 없다”> 기사에는 이를 둘러싼 우려와 경고가 생생하게 담겼습니다. 성윤서씨(23)는 “민주당은 ‘국민의힘 해산’을 말하고 있는데 광장에서 터져 나온 여성들의 요구를 듣지 않는다면 그간 여성을 배제해온 국민의힘과 다를 바 없다”고 했고, 송모씨(29)는 “수많은 청년 여성이 광장에 뛰쳐나왔는데도 여전히 정치권은 여성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 지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내서 대선 국면에서도 여성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어요.

정치권이 유불리에 따라 여성을 소환했다가 버리는 행태를 반복할지도 걱정되고요.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중도보수’라고 천명한 상황에서 여성·청년 정책을 얼마나 내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여성을 호명하고 외면하는 일이 반복됐을 때 청년 남성이 과대 대표되고 청년 여성은 소외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광장에서는 탄핵뿐만 아니라 차별금지법 도입, 여성에게 안전한 사회, 교제폭력 대처, 비동의 강간죄 도입 등을 향한 목소리도 함께 나왔지만 이러한 의제가 정치를 거쳐 우리 사회에 반영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더이상 여성을 지우지 말라”는 경고를 보니, 이번에는 해내야겠다는 각오가 듭니다.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제40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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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9일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의 상고심 기각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안희정 측은 피해자에게 8304만원을 배상하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습니다. 안희정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제기했던 2억원 상당 손해배상 소송이었는데요, 서울고등법원은 안 전 지사 측이 김지은씨에게 830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안희정 전 지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등 혐의로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이 확정됐고 복역 후 출소했습니다.

김지은씨가 안희정의 성폭력을 고발한 이후 겪었던 고통은 그의 저서 🧵<김지은입니다>(봄알람, 2020)에 잘 드러나 있어요. 2018년 3월5일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고 2019년 9월9일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까지 544일간의 기록이예요.

그리고 안희정의 수행비서였던 문상철씨가 안희정을 측근에서 보좌하면서 목격했던 바를 풀어낸 🧵<몰락의 시간>(메디치, 2023)에는 권력을 쥔 자가 어떻게 점점 ‘이상해지는지’가 핍진하게 그려집니다. 두 책 모두 용감하지 않은 사람은 쓸 수가 없는 책이라, 읽으면서 부채감마저 느껴졌어요.

이날 2심 선고에 김지은씨는 “어두울수록 빛나는 사람들의 연대가 견고한 권력에 균열을 내고, 세상을 바꿔내고 있음을 느낀다”며 “여전히 권력형 성폭력 문제는 진행형이다.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계실 피해자분들께 연대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상고 여부는 검토 후 결정할 것이라고 하네요.

🗞️ '성별'이 변수니까 '성별임금격차'라고 하지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미스터리한 수준으로 심각합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격차가 발생하는 것인지를 두고 여러 연구가 나오고 있음에도 일부는 ‘여성이 남성보다 돈이 안 되는 일을 하기 때문’,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기 때문’이라는 성의없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죠.

김창환 미국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러한 인식을 반박하는 연구 성과를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설명한 내용을 보면, 요지는 “같은 학교와 학과를 나오고 같은 경력을 보유하더라도 대졸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17.4% 더 낮았다”는 것인데요. 대졸자의 취업 2년 뒤 임금 성장률을 분석해보니 대학, 학과, 집안 배경 등 대부분 조건이 유사한 여성과 남성의 입직 후 2년 동안의 임금 성장률이 9%나 차이났다고 해요.

다른 요인이 같은 상황에서 비교한 것이니 성별임금격차의 가장 주요한 변수는 결국 성별이라는 결론이 나게 됩니다. 예상되는 반론까지도 조목조목 설명해 주신 김창환 교수의 인터뷰를 확인해 보세요.

🏸안세영, 더 높은 곳으로 훨훨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 선수가 🧵새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안세영 선수는 올해 출전한 국제대회 3개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면서 명실상부 ‘세계 최강’ 자리를 굳혔습니다. 올해 안세영 선수는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을 연달아 제패하고 최근 오를레앙 마스터스에서도 1위를 차지했어요.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가 높은 배드민턴 대회로 꼽히는 전영오픈이 3월11일 시작된 만큼, 안세영 선수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안세영 선수는 이미 2023년에도 전영오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좋은 성과가 따라올 것 같아요.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안세영 선수 경기를 보며 응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안세영 선수의 경기를 처음 봤는데, 투혼이 정말 멋있어서 다음 올림픽은 꼭 챙겨봐야지 했었거든요. 스포츠 선수는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멋있습니다.

안세영 선수가 배드민턴협회 비리를 폭로했던 것도 다들 기억하시죠.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안세영 선수가 문제 삼았던 부조리와 선수 출전, 코치진 배정 등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성기를 맞아 훨훨 나는 안세영 선수의 모습을 오래오래 보고 싶습니다.

안세영 선수. 배드민턴협회 제공

📝 To. Flat 🌏

👤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가 좋았습니다. 재생산노동을 포함해 전세계 노동의 2/3을 여성이 수행한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모든 여성이 파업을 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집니다.

👤 여성의 날 플랫 5주년 페미수다클럽도 축하드려요 행복한 여성의날 보내셨길~!

📬 From. Flat

“언젠가 플랫팀이 필요 없어지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말고 한 발짝 한 발짝”

플랫은 지난 7~8일 5주년 기념 생일카페를 성황리에 마쳤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카페를 찾아 주신 덕분에 보람이 컸답니다. 생일카페 분위기가 어땠는지 궁금하시거나 여운을 다시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플랫이 정리한 🧵포스트잇 방명록 모음 기사를 봐주세요! 플랫팀의 💕답례 메시지도 전합니다.

📣남지원 팀장

생일카페를 준비하는 한달 내내 틈틈이 걱정을 했어요. 많이들 와주실까? 크게 흥미 없어하시면 어쩌지? 우리가 뭘 보여드릴 수 있을까? 다행히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고 저희가 준비한 공간과 행사들을 즐겨주신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빛나는 성과물들을 만들어놓은 전임자들과, 플랫을 여기까지 성장시켜주신 입주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남겨주신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저는 취재하고 기사 쓰는 기자로 14년을 살아왔는데, 생각보다 독자분들을 만난 경험이 많지 않더라고요. 업무로 만나게 되는 사람은 대부분 취재원이거나 기사의 이해관계자였죠. 독자들로부터 지난 기사에 대한 피드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제안, 응원의 말을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들어본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응원차 생카에 들렀던 제 동기는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가끔 내가 쓰는 기사가 공산품같이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읽고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좋은 기사, 재미있는 이벤트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이아름 기자

‘어떻게 생일카페를 준비했더라…’ 사실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플랫 5주년 생일잔치 ‘페미수다클럽’이 유독 바쁜 일정 속에서 준비됐기 때문입니다. 장소를 정하는 ‘첫 삽’을 뜬 시점이 한 달도 남지 않았을 때였으니, 대충 감이 오시려나요. 그렇게 시작된 준비 기간 3주는,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정말 많은 걸 했던 것 같은데… 막상 떠오르지 않아요.

‘어떻게든 행사를 잘 꾸려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는 사이, 가장 중요한 걸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플랫팀이 할 수 있는 건 생일카페를 차리는 것뿐이고, 그 이후의 절반은 입주자님이 채워주신다는 사실을요. 준비를 아무리 잘해도, 결국 그 공간과 분위기를 완성하는 건 방문해 주시는 입주자님이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많은 회사 분들께 ‘생일카페 분위기가 참 좋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 공간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어주신 건 입주자님이셨어요. 포스트잇에 남겨주신 응원의 말들, 플랫팀에게 건네주신 아이디어, 그리고 말없이 전해주셨던 다정한 웃음들은 희미하기만 한 준비기간과는 반대로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언제나처럼 힘든 건 잊고 결국 이 기억만이 남겠지요! 항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서영 기자

하도 흉흉한 시절이다보니 준비하는 시간 동안 ‘혹시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오진 않을까’란 걱정까지 했었어요.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는 걸 노출하기 쉽지 않은 사회에서 이런 오프라인 공간에 선뜻 발걸음해 주실 분들이 얼마나 될지도 짐작이 되지 않았고요. 그렇지만 입주자님들을 대면하고 웃음을 나누는 시공간에서 이러한 걱정은 전부 날아갔습니다.

플랫팀에 오자마자 생일카페에서 입주자님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어언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일카페에서 뵈었던 분들의 얼굴과 함께 주고받았던 대화가 생각나요. 방명록으로 남겨주신 포스트잇을 정리할 때는 감동에서 헤어나오질 못했습니다. 이 여운을 오래 간직하려고요.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는 앞으로 플랫팀에서 의미있는 프로젝트와 기사를 보여드리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플랫과 함께해 주세요!

그리고 플랫은 생일 카페에서 교환한 책의 🎁독후감 후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책을 고른 이유와 감상을 간략하게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특별 제작 플랫 수건(럭키드로우에서 인기만점!)을 드리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저희 사진을 누르시면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돼 확인하실 수 있어요😊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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