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좋아요" 호감도 역대 최고치…20년 전과 비교해봤더니

2025-03-28

연도별 한국인의 일본 호감 여부.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한일 국교정상화 60년 만에 우리 국민들이 체감하는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호감도와 비호감도가 급변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호감도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흐름이다.

2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대일인식조사(유·무선 RDD 표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0.7%)와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올해 대일인식 조사에서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47%, 비호감도는 47%로 동일했다. 한국갤럽이 1991년부터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의 대일 호감도를 조사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전까진 호감도보단 비호감도가 지속적으로 높았다.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 호감도는 1991년 38%로 시작했다가 2005년 20%로 떨어졌다. 200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였지만 그해 3월 일본 시마네현이 우리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했고 일본에 대한 인식 악화로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취임한 이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 논의 등을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2년 8월 우리 정상으론 최초로 독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대일 강경·유화 외교를 같이 펼친 MB 정부 들어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꾸준히 증가했다.

연도별 한국인의 일본인에 대한 호감 여부.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급락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일 관계 발전의 전제조건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꼽았다.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으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국의 갈등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10월 우리 대법원이 일제 강제동원(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양국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2019년 7월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나섰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 한일 갈등은 3년 넘게 이어졌다. 한일 양국의 정치적 상황으로 우리 국민의 일본 호감도는 2022년 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와 12년 만에 셔틀외교를 복원하는 등 양국이 전향적으로 협력하자 호감도가 3년 만에 47%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는 60일에 한 번씩 정상회담을 할 정도로, 양국 관계 개선에 힘을 썼고 한일 양국 교류는 지난해 1200만명을 넘었다.

연도별 한국인의 일본인에 대한 호감도도 2015년 40%로 조사됐지만 2022년 46%, 올해 56%로 증가했다. 비호감도는 같은기간 47%에서 38%, 34%까지 떨어졌다. 일본 측의 시각도 달라졌다. 일본 내각부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일본인의 비중은 56.3%로 전년 대비 3.5%포인트(P) 높아졌다.

윤덕민 전 주일본대사는 "한일 시민들이 느끼는 양국에 대한 호감도 상승은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라면서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호감도와 비호감도가 달라져온 만큼 양국이 한일 우호 증진을 위해 책임 있는 정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외교안보 전문가는 "역사 왜곡 발언 등 한국에 강경한 정책을 펼친 아베 신조 전 총리 집권 시기에도 일본에 대한 한국의 호감도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이는 일본의 정치적 환경 변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일 정책'에 따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일본 호감도 등이 변했다는 뜻으로 일관된 대일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가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2025년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호감 여부.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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