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전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55)가 현대 사회에서 젊은 남성들이 ‘독성 인플루언서(toxic influencers)’에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스게이트는 최근 BBC가 개최하는 ‘리처드 딤블비 강연’에서 젊은 남성들의 고립감과 정체성 혼란을 언급하며, 이들이 올바른 방향을 찾지 못한 채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젊은 남성들은 고립감을 느끼고 있으며, 남성성(masculinity)과 사회에서 자기 위치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실질적인 커뮤니티와 멘토십이 줄어들면서, 이들은 점점 더 사회로부터 물러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소극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스게이트는 “젊은 남성들이 방향을 찾기 위해 온라인에 의존하게 되면서, 게임·도박·포르노 같은 유해한 대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사회정의센터(Centre for Social Justice)’가 이달 초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건강한 남성 롤모델 없이 성장한 젊은 남성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공백을 노리고 젊은 남성들을 유혹하는 새로운 유형의 롤모델이 등장했다”며, “이들은 젊은이들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냉혹하고 조작적인 인물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우스게이트는 이러한 ‘독성 인플루언서’들이 “성공을 돈과 지배력으로만 측정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고 가르치며, 심지어 세상 특히 여성이 자신들에게 적대적이라고 믿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인플루언서들은 젊은 남성들에게 절대적으로 해로운 존재이며,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본보기로 삼아야 할 롤모델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사우스게이트는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패배한 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BBC 리처드 딤블비 강연은 과거 찰스 3세 국왕, 빌 게이츠 등 세계적인 인물들이 연사로 나섰던 권위 있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