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뿌나’ ‘밤피꽃’ 장태유 감독의 진심 “사극의 시대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

2025-08-19

‘폭군의 셰프’ 장태유 감독은 1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병훈 감독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병훈 감독님이 오픈 세트를 좋아하셨고,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기에 전국 곳곳에 세트가 생길 수 있었다”며 “우리는 그때의 유산을 가지고 드라마를 찍고 있다”고 말했다.

장태유 감독은 한류 드라마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작품들을 연출했다. ‘여인천하’의 조연출을 시작으로 SBS에서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별에서 온 그대’를 연출했다. 모두 2010년대 한류 인기작품으로는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그는 특히 사극에 천착했는데, 앞서 거론한 작품 외에도 2020년대 이후 ‘홍천기’ 그리고 지난해에는 MBC로 채널을 옮겨 이하늬 주연의 ‘밤에 피는 꽃’을 연출했다. 정통 사극, 퓨전 사극의 느낌을 넘어서 판타지 사극에도 역량을 쌓았다. 장 감독이 이번에 연출하는 작품은 500년 시간을 거슬러 가는 ‘타임슬립’물이다.

장 감독이 애착을 갖는 사극이지만 요즘 방송환경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거대한 자본을 뒤에 두고 있는 OTT 플랫폼을 제외하면 지상파나 케이블의 입장에서 사극을 편성하고, 심지어 기획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캐스팅에 비용을 절감하더라도 세트나 도심 촬영이 많은 현대극에 비해 전국을 누벼야 하는 로케이션 비용이나 각종 의상과 분장 그리고 보조출연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자본력에서 달리는 지상파나 케이블 등 단위 방송사들은 사극을 꺼리는 분위기가 됐다. 하지만 장태유 감독은 고집스럽게, 어쩌면 지금 시장의 흐름과 반대로 사극에의 애착을 더욱 강하게 갖고 있다. 이날 열린 제작발표회는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장 감독은 “이 시대에 사극이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상파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야 좋고 완성도 있는 사극을 만드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지상파PD들도 더 이상 뽑히지 않는다. 오픈 세트도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이병훈 감독님이 과거에 사극을 만드시면 곳곳에 오픈 세트가 지어졌다. 어쩌면 저희는 그 유산을 받아 촬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새로운 사극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고, 이것이 사라지는 게 너무 아까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여인천하’의 조연출로서 ‘바람의 화원’을 하게 된 것도, ‘뿌리깊은 나무’를 만들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며 “예전에는 힘들고 더운 데다, 매번 시골과 지방으로 도는 것이 싫었지만 지금은 그때가 그립다. 이런 인프라가 있을 때 한 편이라도 더 사극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장 감독은 그러면서 자신이 있는 제작사 ‘필름, 그리다’에 대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사극의 명가’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최근에는 사극을 만들지도 않고, 지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늘 저는 지금도 사극을 읽고 있고, 이 작품도 다른 작품을 하고 있었지만 급하게 들어와 열심히 하게 됐다”고 애착을 보였다.

서초동’의 후속작으로 편성된 ‘폭군의 셰프’는 박국재 작가의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최고의 순간 과거로 흘러간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폭군의 셰프’는 오는 23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10분 tv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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