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전력소모' 잡았는데···삼성전자, 엔비디아 HBM 공급 언제쯤?

2025-06-18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모처럼 낭보를 전했다. 글로벌 빅테크 AMD와 브로드컴이 나란히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공급사로 삼성을 지목하면서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품질 개선 작업이 순조로운 것으로 감지되는데, 반등의 신호탄을 쏜 삼성전자가 '큰 손' 엔비디아의 벽까지 넘어설지 주목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 퀄테스트(품질 검증)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아든 뒤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세계 3위 팹리스(설계) 기업으로 구글과 애플, 메타, 오픈AI 등 굴지의 기업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에 이번 HBM 공급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AMD와도 거래를 시작했다. AMD는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가속기에 HBM3E를 탑재했으며, 이들 메모리를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제품으로 채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자신들의 HBM3E도 AI GPU에 장착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입증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연이어 수주고를 올리자 외부에선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엔비디아로부터 합격점을 받지 못한 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 대대적인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발열과 전력 소비 이슈를 풀어내고자 패키지 구조, 배선 설계, 쿨링 경로 등을 손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적층 구조를 최적화해 칩 간 열 전도 효율을 높이고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였다는 전언이다.

이제 삼성전자의 남은 숙제는 엔비디아를 설득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사는 협력에 앞서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는데, 아직 대외적으로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기술적 진보를 일궈낸 만큼 이번엔 기대해볼만 하지 않겠냐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사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를 놓고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 발열과 전력소비 수준이 엔비디아 허용치를 넘어섰다는 얘기도 있고, D램 사이에 비전도성 필름을 넣은 뒤 열로 압착하는 'TC NCF' 방식을 채택한 게 발목을 잡았다는 소문도 나왔다. 고온과 압력을 가하다보니 제품에 금이 가는 상황이 속출하며 수율이 떨어지는 탓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CES 2025에서 삼성전자를 향해 HBM을 기술 기준에 맞춰 재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로서는 HBM의 약점을 극복하는 한편, 기술력까지 인정받은 셈이 됐다. 브로드컴과 AMD 등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일감을 따낸 게 이를 방증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연이은 수주를 재기의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HBM 사업 실패로 1분기엔 전세계 D램 매출 1위 자리를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내줬지만, 엔비디아 테스트만 통과한다면 하반기엔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 "트렌드를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지만, 이후 조직개편 등으로 부활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거래 기업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노력의 결과는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엔 나타날 것"이라며 "HBM3E 12단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HBM4나 커스텀 HBM 영역에서도 실책을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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