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정부 보복" VS "문명 방탄동맹"…전주지검 국감서 공방

2024-10-17

전주지검장 "자리 보고 일하지 않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가려고 하나."(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자리를 보고 일하지 않는다."(박영진 전주지검장)

17일 오후 대전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전고검·광주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전주지검이 수사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44)씨의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정부에 대한 정치 보복·탄압"(전현희 의원) "별건에서 별건으로 이뤄지는 무한 루프 수사"(김승원 의원)라고 검찰을 공격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는 것"(주진우 의원) "정치 보복 주장은 수사 방해"(송석준 의원)라고 맞섰다.

이성윤 "전주지법은 영장 자판기"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아온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데 대해 "검찰 명예를 먹칠한 날"(정청래 법사위원장) 등 비판을 쏟아냈다. 질문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박영진 전주지검장에게 집중됐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박 지검장을 향해 "그렇게 수사를 잘하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문 전 대통령 사건을) 서울로 올리라고 하니 '아니다, 내가 하겠다'고 했다"며 "잘못이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 그렇지만 좀도둑 말고 대도를 잡으라"고 했다. 같은 당 이성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수사는 스토킹 수준"이라며 "이렇게 할 거면 검찰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대전고법에서 열린 국감에서 정재규 전주지방법원장을 상대로 "최근 전주지검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저인망식 압수수색으로 전주지법의 영장 발부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압수수색영장 자판기'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5개 피감기관의 최근 5년간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을 분석한 결과 전주지법이 92.7%로 제일 높았고, 청주지법 90.54%, 대전지법 90.18%, 광주지법 89.86%, 제주지법 88.78% 순이었다.

국민의힘 "문재인·이재명 방탄동맹"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8일 만났다"며 "범죄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당사자가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문명 방탄동맹'이다"라고 했다. 박 의원이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냐"고 묻자 박 지검장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외부 상황에 대한 정치적 고려 없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박 지검장에게 "문 전 대통령 손자의 아이패드(태블릿PC)를 압수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지검장은 "압수한 건 맞지만, 손자 아이패드가 아니다"며 "문다혜씨와 서씨가 사용한 흔적이 있고, 이 사건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고 압수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문다혜씨가 최근 SNS에 개구리를 언급하며 '돌을 누가 던졌을까'라며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는데, 본인이 던진 돌이 본인 머리로 떨어진 것 같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문다혜씨 현찰, 세금 투입됐다면 환수해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인을 통해 딸(다혜씨)에게 현찰 5000만 원이 입금되고, 사위가 낙하산으로 기업 임원이 되는 등 일반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사건"이라며 "자금 출처를 분명히 밝혀야 하고, 국민 세금이 투입됐다면 환수해야 한다"고 했다.

국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여기가 국회 국감장이냐, 검찰 업무 보는 자리냐"라며 의원 노트북에 붙은 검찰 로고 인쇄물을 지적하면서다. 이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하며 "회의에 방해된다"며 인쇄물을 뗄 것을 지시했다.

검찰, 국감 전날도 통일부 압수수색

한편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국감 전날까지 통일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정부가 2018년 3~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에서 공연한 남측 예술단의 방북 전세기로 이스타항공을 선정한 과정에 특혜를 준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비슷한 시기(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이상직 전 국회의원은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씨를 본인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부정 채용하고,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손자의 태국 이주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이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에게 서씨 채용을 지시한 뒤 서씨에게 2020년 4월까지 급여(월 800만 원)와 주거비(월 350만 원) 등 2억2300만 원을 준 게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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