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U·캐나다 자동차 관세에 보복 땐 더 큰 관세부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공식화한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캐나다가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더 큰 관세로 맞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만약 EU가 미국에 경제적 해를 입히기 위해 캐나다와 협력한다면 두 국가가 여태껏 가진 가장 친한 친구(미국)를 보호하기 위해 현재 계획된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규모 관세가 둘 모두에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외국산 자동차 및 주요 부품에 대해 4월 3일부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유럽과 캐나다, 한국, 일본, 멕시코 등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를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캐나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면서, 보복 관세 부과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곧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여론전을 통해 미국 내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플로리다, 네바다, 조지아, 뉴햄프셔, 미시간, 오하이오 등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주요 도로에 광고판을 설치해 관세 전쟁이 미국인에게 미칠 피해를 경고하고 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엑스(X)에 공유한 한 광고판에는 "관세는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에 대한 세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한 마을에는 "관세는 가스관에 대한 세금", 신시내티 고속도로에는 "관세는 당신의 식료품 영수증에 매겨지는 세금이다"라는 문구가 담긴 광고가 설치됐다고 더힐은 전했다.

졸리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광고 캠페인에 대해 "미국 국민들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관세 전쟁이 "정말로 그들의 생계를 해칠 것이며 그들의 지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 총리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소비자와 노동자들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하며 "현재 미국의 소비자 신뢰 지수가 최근 몇 년 중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는 실질적인 보복 조치에도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테슬라에 대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것이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교통부 장관은 최근 성명을 통해 "불법적인 미국의 관세가 캐나다에 매겨지는 한" 테슬라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받을 예정이던 전기차 보조금 약 3000만 달러(한화 약 439억원)가 중단됐다고 더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