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고딕·윤명조’ 시리즈는 한글 프로그램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써봤을 한글 서체다. 윤고딕·윤명조는 1994년 ‘윤고딕100’과 ‘윤명조100’에서 시작해 현재 700시리즈까지 나와 있다.
윤고딕·윤명조 시리즈는 1989년부터 35년 넘게 한글 디지털 서체 개발에 매진해 온 ‘윤디자인’의 대표 서체다. 지난해 출시된 ‘윤800’체는 윤고딕과 윤명조를 결합해 한글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윤디자인의 야심작이다. 명조체와 고딕체를 결합해 ‘하이브리드형’으로 선보인 첫 번째 서체다. 명조체가 전통적인 붓글씨의 느낌을 가졌다면 고딕체는 따듯하고 간결한 인상을 주는 서체다. 윤800체는 두 서체의 장점을 극대화 했다.
윤디자인이 지난해 선보인 윤800체가 16일 지식재산처가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한글 글자체 디자인 선정대회’에서 지식재산처장상인 ‘아름다운 한글디자인’에 선정됐다. 아름다운 한글 글자체 디자인 선정대회는 지식재산처가 한글 조형미를 잘 살려낸 글자체를 널리 알려나간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 개최한 행사다.
지식재산처는 윤800체에 대해 “그동안 가로쓰기 조판 환경에서 널리 쓰이는 한글 명조체 구조에 글씨의 획을 단순화해 표현했다”며 “가로쓰기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친숙한 조형성을 유지해 심미적 안정감을 주면서도 아직은 대중에게 낯선 획 표현으로 독창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아름다운 한글디자인상을 수상한 조성민 윤디자인 대표는 “서체도 환경에 따라 변화가 있는데 그동안의 서체들은 주로 인쇄 환경에 맞춰져 있었다”며 “윤800체는 모바일 등 보다 다양한 매체에서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800체는 하나의 실험적인 시도이며, 전통성을 살린 특징적 서체로 사용자에게 따뜻하면서도 간결한 인상을 주는 서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윤디자인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린다는 사명감을 갖고 지금까지 600여종의 한글 서체를 개발해 온 만큼 첫 번째 아름다운 한글디자인상 수상이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국내 대표적인 서체 개발 회사로서 지속적으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담은 서체를 개발하고 전 세계에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1회 아름다운 한글 글자체 디자인 선정대회에서는 윤800체와 함께 무림산업이 붓글씨 판본체 특징을 살려 개발한 ‘무림한글예서01’체가 ‘으뜸 한글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지식재산처는 이날 ‘제10회 우리말 우수상표 선정대회’도 함께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아름다운 상표’에는 CJ대한통운의 배송서비스 브랜드인 ‘오네’가 선정됐고, 꽃배달업 브랜드인 ‘꽃하나에봄’이 ‘고운 상표상’을 받았다. 이번 선정대회 수상작들은 17일까지 서울 중구 디자인하우스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