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맞설 무기로 AI 꺼낸 LGD…“3년 내 생산성 30% 향상”

LG디스플레이(034220)가 인공지능(AI) 전환을 통해 수주일에서 월 단위로 걸리던 패널 설계·생산 업무를 수시간 단위로 압축한다. 이를 통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최대 약점인 높은 원가·수익 구조를 개선해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업계에 대한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AI 혁신으로 3년 내 업무 효율성을 30% 향상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LG디스플레이는 5일 온라인 AX 설명회를 열고 자사 AI 전략에 대해서 설명했다. 회사는 수많은 고려 사항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끼어드는 설계·제조 과정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계 부문에서는 올해 6월 이형 디스플레이 패널의 가장자리 부분을 설계하는 AI인 ‘엣지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패널 가장자리에 있는 특정 패턴은 디스플레이 외곽부 디자인에 맞춰 각기 다른 형태로 설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엔지니어가 수작업으로 설계했고 이 과정에서 오류나 불량이 빈번했다. 작업에는 많게는 1개월가량이 소요됐는데 회사는 새 알고리즘을 통해 오류를 줄이고 설계 시간도 8시간가량으로 대폭 절감했다.

시야각에 따라 색 변동 최적화하기 위한 광학 설계에도 AI를 도입했다.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해 5일 이상 걸리던 과정이었는데 AI 덕에 기간이 8시간으로 줄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제품 품질 향상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패널 기판 설계에AI 적용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이후 재료·소자, 회로, 기구 등으로 단계적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또 다른 핵심 과정인 제조 공정 전반에도 AI를 확대 적용 중이다. 제조 데이터로 특화한 AI는 공정 과정의 이상 원인의 수많은 경우를 자동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품질 개선 작업은 기존 3주가량에서 2일로 크게 단축됐고 2000억원 이상의 비용 효과를 창출했다. 회사는 모바일용 패널 공정을 필두로 연내 TV·정보기술(IT)·전장용 공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AI를 고도화해 생산성 개선 방안까지 스스로 제안하고 장비 개선도 알아서 제어하는 한층 고도화된 에이전트형 AI 단계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AI실장은 “현재는 AI 역할이 일부 기능에 국한돼 있는데 향후 데이터 분석, 불량 판단, 피드백 등 각 영역에 AI를 두고 이들 AI끼리 소통하는 에이전틱AI 단계로 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전환은 추격을 가속화하는 중국 업계의 도전에 대한 대응책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제품인 OLED는 여러 장점에도 높은 생산 비용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는 AI 전환을 통해 OLED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는 “AX를 전사로 확대 적용하여 체질 개선, 원가 혁신, 수익성 개선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사 차원의 AX 혁신을 추진해 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만의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