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올해 국내 방송 미디어 분야는 계엄령과 탄핵 정국의 여파로 혼란을 겪고 있으나 산적한 현안으로 주요 이슈들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에서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추진이 제일 큰 관심사다.
SK스퀘어[402340]와 CJ ENM[035760]이 웨이브에 총 2천5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단행하며, 양 사 합병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통합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32~35%에 달해 넷플릭스(38~40%)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남아있기는 하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와 SBS의 제휴, 네이버의 넷플릭스 구독 상품 추가 등 국내 주요 방송 사업자들의 합종연횡이 계속되고 있어 한국 방송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방송광고 시장은 계엄과 탄핵 등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져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광고비는 2024년 3조252억원에서 올해 2조9천615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상파TV 광고비는 1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기업들이 광고 예산을 줄이고 있고, 일부 기업은 전년 대비 광고비를 20% 가까이 줄일 계획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KBS 수신료 징수와 관련한 이슈도 최근 대두했다.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로 인한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며, 수신료 통합징수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6개월 만에 다시 결합징수를 시행하면 국민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 사안이 복잡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행보도 미디어 업계 관심사 중 하나다.
최근 헌법재판소 탄핵소추 기각에 따른 이진숙 위원장의 복귀로 방통위는 2인 체제가 돼 지상파 재허가 심사위원회 구성 및 심사, 의결 등 시급한 안건들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정치적 영향력이 큰 뉴스 미디어를 규제하는 기관이라 앞으로 정치권의 움직임과 방통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디어 규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빅테크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기조 속에서 국내 미디어 규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OTT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따라 국내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콘텐츠 제작 투자 재원 확보 등을 명분으로 한 넷플릭스, 애플TV+ 등에 대한 방송발전기금 부과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방송·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료방송사 재허가·재승인제 폐지, 방송사업자 시장 점유율 제한 완화 등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아울러 OTT를 포함한 통합 미디어법 제정 논의가 시작되고, 방송과 통신의 융합 환경에 맞는 수평적 규제체계 도입도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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