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국 시인의 디카시 읽기] 남동준 시인 '우리가 네잎클로버'

2025-01-16

“오빠, 찾았어?”

“아니, 너는?”

“나도 아직… 엄마는?”

“벌써 두 개나 찾았지!”

<감상> 어린 남매가 네잎클로버를 찾고 있습니다. 네잎클로버를 찾으면 행운이 온다고 하지요. 네잎클로버 찾기는 여간 힘들지 않았다는, 허탕 치기 일쑤였다는, 친구는 찾았다! 기뻐할 때 부러워했던 순간은 누구나 경험한 어린 날의 추억이겠습니다.

그것을 찾은 사람에게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네잎클로버가 쉽게 눈에 띄어서야 되겠습니까. 오빠도, 동생도 ‘아직’ 못 찾고 있습니다. 아직 뒤에 말줄임표는 오래 찾았어나 결국 찾을 수 없다는 상황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엄마도 찾지 못했으리라는 남매의 예상은 크게 빗나갑니다. 크게 빗나감이 이 시의 매력입니다. 엄마가 ‘벌써’ 찾은 네잎클로버는 풀밭의 네잎클로버가 아닌, 네잎클로버를 찾고 있는 예쁜 자녀, 바로 너희 남매이었으니까요.

제목의 ‘우리가’는 불필요한 설명입니다. 설명함으로 “벌써 두 개나 찾았지!”의 감동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끝 행의 ‘두 개’ 또한 ‘둘’로 표현하는 게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엄가가 찾은 네잎 클로버는 사물이 아닌 사람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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