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집단 이기주의를 지향해야 할까, 지양해야 할까.
단어의 형태가 비슷한 낱말을 보면 의미가 비슷한 단어이거나 둘 중 하나는 틀린 표현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향, 지양’과 같이 어형이 비슷해도 뜻은 전혀 다른 단어가 있으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지향(志向)’은 ‘뜻 지(志)’와 ‘향할 향(向)’ 자가 만나 이뤄진 단어다. 어떤 목표로 뜻이 쏠리어 향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평화통일 지향”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향해야 한다” 등과 같이 쓰인다.
‘지양(止揚)’은 ‘그칠 지(止)’와 ‘오를 양(揚)’ 자로 구성된 단어로,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해 어떠한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무의미한 싸움은 지양해야 한다” “편향적 시각은 지양돼야 한다” 등처럼 쓸 수 있다.
그래도 ‘지향’과 ‘지양’이 헷갈린다면 ‘향(向)’에 주목해 보자. ‘지향’의 ‘향’은 ‘향하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지향’은 어떤 방향성을 갖는다. 즉, 무언가를 목표로 해 향하고 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면 ‘지향’을 써야 한다. ‘지양’은 ‘하지 않거나 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건 ‘지향’,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지양’을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맨 앞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집단 이기주의를 지향해야 할까, 지양해야 할까. 집단 이기주의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해야 바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