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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의 가자지구 전쟁 휴전이 이번 주말에 만료될 예정이며 연장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미국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1월 19일에 발효된 휴전 1단계의 지속 기간은 6주(42일)였고, 연장 합의가 추가로 이뤄지지 않는 한 3월 초에 휴전이 만료된다. 이 이후에는 양측이 적대행위를 재개하게 된다.
당초 계획상으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이집트, 카타르, 미국의 중재로 2월 초부터 종전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어야 하지만, 그로부터 3주가 지났는데도 협상은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은 이번 휴전 1단계가 만료되면 전쟁을 재개해서 하마스를 멸절하자는 분위기로 기울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1단계 발효 다음날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좌 복귀에 고무돼 있으며,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 등 연정에 참여 중인 극우파 정치인들도 휴전 만료 즉시 전쟁을 재개해야 한다고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을 방문했으나, 휴전을 중재하는 카타르나 이집트에는 협상단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종전 협상이나 휴전 연장에 진지하게 임할 뜻이 없다는 신호로 풀이됐다.
그는 지난 23일 "(이스라엘은) 어느 순간이든 치열한 전투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작전계획이 이미 수립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마스는 가자를 통치하지 못할 것이다. 가자는 비무장화될 것이며 가자의 전투세력은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측이 휴전 합의사항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한동안 거부해 휴전이 깨질 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휴전 합의사항에는 1단계인 첫 6주간 하마스에 붙잡혀 있던 인질 중 33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천904명을 석방한다는 조항이 적시돼 있었다.
이 조항에 따라 2월 22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인질 6명과 시신 4구를 이스라엘 측에 인도했으나, 이스라엘은 같은 날로 예정됐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620명의 석방을 실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포로교환 예정일 다음날인 23일에 '연기'를 발표하면서 '하마스가 인질들을 석방하기 전에 이들을 모욕하고 선전 행사에 동원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을 석방할 때 '다윗의 별'과 함께 "우리는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는다"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히는 등 모욕과 선전 행위를 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또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들 중 일부는 석방되기 전에 이스라엘 측의 선전 영상물을 여러 시간 보도록 강요당했다고도 전했다.
양측이 똑같이 해오던 행위인데도 이스라엘 측이 일방적으로 트집을 잡아 포로 교환 조건을 위반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양측이 포로교환을 계속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이 26일 밤 하마스 협상단을 통해 전해지면서 일단 최소한 며칠 간은 휴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이 전한 이스라엘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포로교환은 이르면 28일에 재개될 전망이며, 사망한 이스라엘인 인질 4명의 시신이 인도되고 원래 석방될 예정이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620명 등이 풀려나게 된다.
네타냐후 정부가 협상에서 일방적인 입장을 관철하기를 원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협상 자체를 깨버리고 전투를 재개하고 싶어한다는 속내는 최근 협상단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하마스와의 협상에 참여해오던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와 국내정보기관 '신베트'의 수장들은 "협상에서 하마스에 양보를 너무 많이 했다"는 질책을 받고 협상팀에서 배제됐다.
네타냐후 정부는 그 자리를 친트럼프파로 유명한 론 더머 전략담당장관으로 채웠다.
CNN은 네타냐후 정부가 양보가 필수적인 종전협상을 하지 않고 1단계 휴전을 "가능한 한 오래 끌려고" 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측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인질이 가장 가치있는 자산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종전 약속 없이 인질을 계속 석방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내세울 협상 카드는 인질들 뿐인데, 불안한 휴전을 단기간 유지하는 대가로 인질을 계속 풀어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번 주에 중동으로 다시 출장을 갈 예정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25일 미국유대인위원회(AJC) 행사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이스라엘 측 협상팀이 협상이 열릴 현지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협상이 카타르 도하나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이번 협상의 초점은 "(휴전)2단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추가로 인질 석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내달 2일에 자신이 협상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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