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AI B2C서 ‘제2의 경쟁’...이용자 유치에 총력

2024-11-11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통신3사(SKT·KT·LGU+)가 유·무선 사업에 이어 AI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서도 맞붙는다. AI 통화 서비스 등 B2C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3사는 이용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수요 증가로 인해 수익화가 가시화 된 B2B(기업간거래)와 달리, B2C 수익화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신3사는 수익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질 높은 무료 서비스 제공으로 이용자 끌어모으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AI 수요 증가로 인해 수익화가 가시화 된 B2B(기업간거래)와 달리, B2C 수익화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 비서 서비스를 바탕으로 B2C 이용자 수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용자를 확보한 후 구독료를 받거나 커머스 사업 확장 등 BM(비즈니스모델) 창출 방안을 고민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특히 수익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질 높은 무료 서비스 제공으로 이용자 끌어모으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사업자 중 AI B2C 시장에서 선두로 평가 받는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이닷은 최근 퍼플렉시티와 협력 이후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이용자 550만 명 달성에 성공했다. 또 가입자 수가 230만 명에 달하는 구독 서비스 'T우주'에도 AI를 적용해 저변을 확대 중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쌓은 구독 역량을 통해 AI 에이전트 솔루션 사업을 북미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솔루션은 올해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진행한 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가입자 확보에 성공한 만큼, 수익화 계획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에이닷은 지난 달 진행한 개편 때 통화녹음 요약을 매월 30건으로 제한했는데 이와 관련, 유료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신 SK텔레콤 AI성장전략담당도 지난 3분기 컨퍼런스 콜 때 "퍼플렉시티 프로모션이 끝난 후 자사는 고객을 포함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글로벌 조건보다 유리하게 구독 상품을 구독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며 수익화 가능성을 내비췄다.

LG유플러스는 자체 sLLM '익시젠' 기반의 통화 비서 솔루션 '익시오'를 통해 에이닷에 도전한다. 익시오는 AI 통화 서비스로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에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1년 안에 100만 명 수준의 익시오 유저를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안드로이드 출시도 준비 중이며, 기술 고도화가 완료되면 다른 통신사 고객들에게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도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딱 맞는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퍼스널 AI 에이전트(Personal AI Agent) 생태계를 구축한다. 다양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일상을 하나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간 4000억 원에서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AI에 투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AI 사업 강점으로는 그룹사와의 연계가 꼽힌다. 익시젠은 LG그룹의 LLM(대형언어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큼, '자생'에 유리하고 기술 고도화 과정도 간편화 할 수 있다.

또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냉장고·오븐·세탁기·청소기 등 모든 가전제품에 익시오 개인비서를 탑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룹사인 LG AI 연구원, LG전자 등과도 협업 중이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7일 진행된 간담회서 "서비스 초기인 만큼 수익화를 급하게 진행하면 사업이 순항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현 시점에서는 AICC, GPU 서비스와 같은 B2B 수익화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보인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KT는 자사의 LLM '믿음'과 MS(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B2C 공략에 나선다. KT의 서비스에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Copilot)'을 도입할 계획이다. 양사는 코파일럿 스튜디오와 애저 AI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AI 비서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은 만큼 B2C 보다는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등 B2B 시장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통신3사가 이용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전략과 관련,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을 내비췄다. 플랫폼 사업은 BM 발굴을 위해 많은 수의 이용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이용자 수 증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기도 한다.

벤처 기업의 신화를 쓴 카카오의 성장과정이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 카카오는 창립 초창기 무료 서비스(카카오톡) 제공을 위해 2009~2011년 까지 210억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게임·커머스 진출을 통해 BM 발굴에 성공했고, 현재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들이 별도의 비용을 내고 지불하기 위해서는 효용성이 있어야 하지만 그러기엔 이용자 경험 축적이 미비하다"라며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후 이용자들이 필요성을 느낄 때 유료화를 시도하려 할 것"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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