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정준재(22)와 고명준(23)은 사직 롯데 3연전이 펼쳐진 지난 5~7일 사흘 내내 이숭용 감독에게 ‘1대1 과외’를 받았다. 이 감독은 경기 전마다 정준재와 고명준에게 직접 토스 볼을 올려줬다.
7일 경기 전 정준재는 다른 타자들이 돌아가며 프리 배팅을 하는 동안 혼자서 이 감독이 올려주는 공을 때렸다. 카트 1대 반 분량의 공을 때린 다음에야 ‘과외’가 끝났다. 고명준도 이 감독과 토스 배팅을 했다. 이 감독은 수시로 직접 시범을 보이며 이들의 스윙을 교정하려 애썼다.
이 감독은 정준재도 고명준도 미국 스프링캠프 당시 좋았던 스윙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명준은 방망이 헤드가 몸통 스윙보다 계속 빠르게 나와서 문제다. 이 감독은 “헤드가 뒤에서 나오면서 원심력이 붙어야 하는데, 지금은 헤드가 너무 빨리 나온다”고 말했다. 정준재는 방망이 헤드가 계속 아래로 떨어지는 게 문제다. 헤드가 아래로 떨어지다 보니 좀처럼 정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즌 초만 해도 이 감독은 이들 젊은 야수들의 부진을 감쌌다. 둘 다 올해가 풀타임 2년 차 시즌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만 해도 프로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플레이를 했고,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을 거다. 하지만 2년째 들어와서 경기하는 것은 분명히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즌 40경기가 다 되어가도록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고명준이 홈런 2개에 OPS 0.697을 기록 중이다. 정준재도 타율 0.165 빈타다.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사령탑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셈이다. 정준재도 고명준도 문제의 결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처법은 같다고 판단했다. 강도 높은 반복 훈련으로 좋았던 스윙을 한시바삐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SSG는 최근 타선의 핵인 최정이 복귀했지만 여전히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돌아온 최정이 6경기에서 3홈런을 때리며 맹활약하고 있는데도 다른 타자들이 침묵 중이다. 최정 복귀 후 6경기에서 SSG는 16득점에 그쳤다. 최정이 그중 절반 가까운 7타점을 홀로 올렸다. 최정이 치지 못하면 점수가 나지 않고, 무기력하게 패하는 공식이 반복되고 있다. SSG는 최정이 홈런을 치지 못한 3경기를 모두 졌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내내 정준재와 고명준을 중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성장해서 최정의 앞뒤에서 힘을 내줘야 팀 타선 전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선수들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답답한 건 선수 본인들도 마찬가지다. 고명준은 “문제가 뭔지도 알고, 고치려고 훈련도 계속하는데 바로 잘되지 않는다.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끼다가도 다시 안 좋아지고 그렇다”고 했다. 정준재는 “훈련이 힘든 건 없다. 지금 타격이 안되는 게 제일 큰 걱정이다. 야구만 잘 된다면 감독님하고든 코치님하고든 뭐든 감사하게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