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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스스로 '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혼잡통행료는 이제 죽었고, 맨해튼과 모든 뉴욕이 구원을 받았다. 왕 만세(Long Live The King)"라는 문장을 남겼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바이든 정부가 미국 최초로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도입한 혼잡통행료에 대한 승인을 취소했다.
이 제도는 맨해튼의 차량정체를 개선하고, 혼잡통행료 수입으로 노후화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수하겠다는 취지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달 5일 도입됐다.
그러나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 최대 9달러(약 1만3000원)에 달하는 통행료는 통근자에게 큰 부담을 준다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뉴욕으로 출근하는 통근자들이 많은 인근 뉴저지주의 정치인들은 혼잡통행료 시행을 막기 위한 소송을 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조치가 뉴욕의 노동자 계층과 소상공인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줬다는 맥락에서 트루스소셜에 "맨해튼과 모든 뉴욕이 구원을 받았다"는 문장을 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왕 만세"라는 문장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 세력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군주제가 아닌 민주주의 국가의 수장이 스스로 '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맨해튼을 배경으로 왕관을 쓴 이미지를 인스타그램과 X(옛 트위터)에 게재해 논란을 키웠다. 백악관이 배포한 이미지에도 '왕 만세'라는 문장이 적시됐다.
트럼프 비판 세력은 이날 '왕'이라는 표현이 나오기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군주에 맞먹는 권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취임 첫날부터 입법부의 통제를 우회해 무더기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미국 헌법에 규정된 삼권분립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조국을 구하기 위한 행위는 불법이 될 수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프랑스 나폴레옹의 발언으로 전해지는 이 문장은, 국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대면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해도 위법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민주당 소속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은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고, 법치국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