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100만, 돌봄 성패 구강관리에 달렸다

2025-03-26

치매 환자 100만 시대. 구강 건강 관리가 치매 환자 돌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인식이 국회 공감대를 형성했다.

치협과 (재)돌봄과 미래가 주관한 ‘지역사회돌봄과 치매 어르신 구강관리 개선방안 마련 국회토론회’가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과 남인순‧백혜련‧소병훈‧강선우‧이수진‧김윤‧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이뤄졌다.

# 방문치과진료 등 7대 필수 구강 정책 제안

토론회는 임지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회장의 주제발표로 포문을 열었다. 임 회장은 ‘대한민국 치매 어르신 구강관리,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 치매 어르신의 구강건강 현황과 문제점, 개선 방향 제시’라는 주제로 구강 건강 관리가 치매에 미치는 역학관계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은 40년 전부터 노인 구강 관리를 국가사업으로 추진해 왔으며, 노인 보험 제도‧정책 개정의 중점 사항으로 구강 관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에는 시설 종사자가 입소자의 구강 상태에 대한 정보만 제공해도 가산 수가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호보험 보수‧개정까지 나섰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정부의 노력에 일본 치과계도 지난 2000년부터 방문치과협회를 설립‧운영해 화답하고 있으며, 오늘날 일본 전체 치과의 20% 이상이 방문치과진료를 시행하는 등 노인‧치매 환자 돌봄이 활성화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경우, 치과가 거의 배제된 실정이라고 임 회장은 비판했다. 현재 전국 치매안심센터 256곳 중 어느 곳에도 구강 관리 전문 인력이 배치돼 있지 않으며, 중앙치매센터 직종별 치매전문교육에도 치과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부재한 등 치과 직군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전담 정부부처 설치 미흡, 국가계획 부재, 계약치과의사 제도 사문화, 예산 관리 부실 등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임 회장은 치매 환자를 위한 7대 필수 구강 정책으로 ▲진단 동시 구강 관리 체계 구축 ▲방문치과진료 및 구강관리 제도 도입 ▲공공치과의료체계 강화 ▲맞춤형 수가 체계 마련 ▲치과 의료진 치매 관리 교육 및 인식 개선 ▲치매 국가 관리체계 내 치과 전문인력 배치 ▲치매 환자 이동권 보장 및 지원 등을 제언했다.

이 가운데 특히 임 회장은 방문 구강검진 및 치과 치료 시행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 및 책임 있는 대응을 요청했다. 임 회장은 “지금이 치매 환자 구강 관리 체계를 바로잡을 골든타임”이라며 “때문에 치과계도 구강 돌봄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기요양시설 내 구강보건실을 개소하는 등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정책 연구‧법 개정 추진 전망

이어진 토론은 윤종률 명예교수(한림대의대)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패널에는 임 준 교수(한림대의대), 홍수연 치협 부회장, 한지형 치위협 부회장, 서광석 센터장(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이진한 기자(동아일보), 변루나 복지부 과장(구강정책과)이 나섰다.

먼저 임 준 교수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령‧시행규칙 준비와 방문의료의 방향성’을 주제로 법‧제도 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매 노인 등에 적용되는 현행 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는 범위가 협소하고 불충분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홍수연 치협 부회장은 ‘치매 등 거동불편 어르신의 구강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검진 및 진료체계 제안’을 통해 지역사회 돌봄과 치매 노인 구강 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또 현장의 출장 구강검진 요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제한으로 고충을 빚고 있다는 실태를 지적하고, 관련 법‧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한지형 치위협 부회장은 ‘치매 진단과 동시에 시작하는 구강관리’를 주제로 치매안심센터 내 구강 관리 도입의 필요성을 전했다. 또 치매 노인 맞춤형 구강관리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을 제언했다.

서광석 센터장은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에서 치매 환자 진료 확대 방안’을 통해 전국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현황을 설명했다. 또 해당 시설에서 중증치매환자 치과 치료가 충분히 가능한 만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기자는 ‘북유럽, 일본 해외 사례를 통한 시사점 등’을 주제로 선진국의 돌봄 시스템과 구강 건강 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국내 활성화 필요성을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변루나 복지부 과장은 치과계의 요청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올해 복지부는 방문치과진료 제도 시행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에 돌입할 계획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또한 요양원‧복지 시설 입소 노인 및 장애인 대상 출장 구강검진을 위한 시행규칙 개정도 올해 하반기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이를 위한 전문가 회의 등을 상반기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29개 시군구에서 시행 예정인 재가 노인 방문 구강 관리 시범사업도 적극 추진해, 내년 본사업으로 확대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변 과장은 “복지부에서는 내년 통합돌봄지원법에서 시행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올해 전반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치과계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박주민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어르신 구강 건강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노인 구강 건강은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기에 돌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태근 협회장은 “치매 환자의 구강 건강 돌봄은 국민의 전신 건강을 제고하고 국가의 건강보험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며 “치과계는 앞으로도 국민을 위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정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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