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밥 먹으러 와, ‘버섯불고기 솥밥’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하고도 이타적인 행동이 뭘까. 아마도 “우리 집에 밥 먹으러 와”가 아닐까. 온전한 나의 존재를 은밀히 감싸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동시에, 그를 위한 요리를 만들어주며 기쁨을 얻는 것. 성심성의껏 나를 내보이고 너를 위하는 것이 바로 ‘밥 초대’다.

저마다 삶이 외롭다 하는 와중에도 내 공간에 누군가를 들이는 일은 쉽지가 않다. 온라인 집들이는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실제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일은 어렵기만 하리니. ‘귀차니즘’을 이기고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꽤나 많아서일까? 그럴듯하게 청소해 둔 집, 초대한 사람과 초대받은 사람의 취향이 공존하는 식단, 실제로는 손대본 적도 없는 근사한 요리를 초대한 시간에 맞춰 척척 완성해 내는 순발력까지. 아주 다각도로 잘(?) 해야만 밥 초대의 폼이 나니까.

그 옛날엔 친구 집에 놀러 가 저녁밥까지 얻어먹고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 했었는데. 골목길 지나가는 친구를 큰 목소리로 불러 세워 ‘밥 먹고 갈래?’ 물어보던 어린 마음들이 그 부모에게 폐 끼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차려놓은 밥상 위에 숟가락, 젓가락 하나씩 얹어 국이며 반찬이며 서로 나눠 먹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음이 뿌듯했던 시절. 보릿고개 넘는 구태의 얘기가 아니었으면 하지만 그래, 세상이 하 수상해 사실 ‘초대’가 아니고는 다른 집 문지방 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갑자기 이타적이고 싶은 날. 그 나눠 먹는 정을 진짜 나누는 ‘초대’의 장을 마련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랑 잘 맞는 친구에게 대뜸 놀러 오라고 말해놓고 ‘도대체 뭘 먹이면 좋을까? 그 사람이 뭘 좋아할까? 그 사람이 어떤 건강 상태를 가지고 있을까? 내가 뭘 만들 수 있지?’ 그간 오갔던 대화의 꼬리를 물고 너를 생각하고 내 요리 상태(?)를 파악해 비로소 ‘버섯불고기 솥밥’으로 메뉴를 정해본다.

쌀이 깨지지 않게 가볍게 여러 번 씻어주고 쌀알이 흰색이 될 때까지 10분 이상 불린다. 버섯은 쫙쫙 찢어주고 양파, 대파, 쪽파 등 향신채는 예쁘게 손질. 솥에 불린 쌀과 물을 넣고 중불로 가열했다가 약불로 줄여 뜸을 들이면 밥은 뚝딱 완성. 핏물 제거한 소불고깃감에 연두, 설탕, 마늘, 후추 등을 넣어 재운 후 예열 팬에 오일 두르고 대파와 양파를 볶다가 재워둔 소고기와 버섯을 넣고 더 볶아주면 버섯불고기도 완성이다. 솥밥 위에 버섯불고기를 살포시 얹고 쪽파, 참기름, 깨 등을 곁들이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무려 ‘버섯불고기 솥밥’이 또 완성이다.

온갖 성의를 다 넣어 채운 솥밥. 곁에 내놓은 반찬이라고는 냉장고에서 꺼낸 김치, 시금치나물뿐이지만 너를 위한 밥상의 온갖 생색도 다 낼 수 있는 요리가 이 솥밥이다. ‘오랜만에 내가 밥해줄게, 집에 놀러 와’ 말을 꺼낼 때 떠올리면 좋은 버섯불고기 솥밥!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