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니 전부 나보고 형이래”···‘한류전도사’ 네일, 美 내슈빌에서 회식 시도한 사연

2025-02-26

제임스 네일(32·KIA)은 한우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물으면 바로 “한우”라고 답하는 네일은 선수단 회식 시간을 매우 좋아한다. 지난 시즌 인터뷰에서 “한우는 음식 자체로도 좋지만 동료들과 같이 먹을 수 있다는 분위기 자체가 좋다. 직접 내가 구워볼 수 있다는 것도 좋고 그런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 굉장히 매력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에서 식사는 음식을 먹는 데 집중하는데, 한국은 그 음식을 앞에 두고 사람들과 얘기하며 즐기는 문화 같아 좋다. 회식을 좋아한다. 미국에 돌아가면 전파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시즌을 마치고 고향인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로 돌아간 네일은 직접 실천에 옮겼다. 여러 가지로 한국에서 회식하는 분위기를 내기는 어려웠지만 친구들에게 어떻게든 한국 식사 문화를 알려주고 싶었다.

네일은 “어딜 가든 한식당이 한두 군데는 있는데 불행하게도 내슈빌에는 한식당이 한 군데도 없어 쉽지 않았다. 한우는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어 집에 초대해 대접했다. 스테이크를 구우면서 한우 굽듯이 이렇게 고기를 들어서 보여주며 가위로 잘라줬더니 친구들이 다 패닉에 빠졌다”고 웃었다.

네일이 지목한 한국 음식 문화의 특징은 고기를 가위로 자르는 것이었다. 네일은 “고기를 가위로 잘라서 나눠 먹는 것은 나도 한국에 와서 처음 봤다. 음식을 포크와 칼로 자르지 않고 가위로 자른다는 것이 미국에서는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라며 “친구들이 ‘오마이갓’ 하면서 난리가 났었다. ‘한국에서는 다 이렇게 해’라면서 자세하게 얘기해 줬더니 다들 ‘너 변했다’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불과 1년 만에 한국 사랑에 빠진 네일이 KIA를 떠나기는 아무래도 어려웠다. KIA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뒤 네일과 이별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봤다. 미국 구단들이 일찍이 접근해왔기 때문이다. 네일과 재계약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았고 KIA는 기적적으로 외국인 선수 3명 중 네일과 재계약을 가장 먼저 해냈다. 네일이 KIA를 택했다.

네일은 “한국시리즈 직후만 해도 진행되고 있는 건 없었다. 내가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는 상태였다. 이후에 미국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제안이 있었고 나도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 보면 KIA에서 굉장히 좋은 기억 속에 성공적인 1년을 보냈기 때문에 KIA에 남아도 굉장히 좋겠다고 생각했다. 50대50이었다”며 “정확히는 12월31일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완전한 최종 오퍼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KIA가 먼저 굉장히 좋은 최종 조건을 줬다. 깊이 생각을 했고 거기서 KIA를 선택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준 팬들, 선수들과 다시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기뻤다”고 소개했다.

네일이 다시 KIA와 함께 하기를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 중 하나가 팬들의 사랑이다. 지난해 8월 경기 중 타구에 맞아 턱뼈가 골절돼 수술받았을 때 네일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수많은 걱정과 응원 메시지가 전달됐다. 쾌유를 기원하며 더그아웃에 네일의 유니폼을 걸어놓은 채 승리 세리머니도 같이 하는 KIA 선수들의 모습까지, 지난해 재활 중 가졌던 인터뷰에서 네일은 고마움에 갑자기 눈물을 쏟기도 했다. 불굴의 의지로 부상 한 달여 만에 완쾌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고 4차전 승리 투수까지 된 네일은 KIA에서 투혼의 상징이 되었다. KIA와 재계약 뒤 돌아온 네일에게는 역시나 많은 응원과 환영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네일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항상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쳐주셨다. 내 이런 행동과 말 하나가 동료 선수나 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굉장히 많이 느꼈다. 난 그저 미국인 투수 한 명일 수도 있다. KBO리그에 와서 그냥 평범하게 던지고 돈만 벌어갈 수도 있지만, 나는 최대한 내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 노력한다. 그냥 막연히 시즌을 보내다 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네일은 그렇게 다시 KIA로 돌아와 2년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서게 됐다. 또 다른 투수 애덤 올러와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모두 KBO리그에 처음 왔다. 네일이 돕고 있다. 네일은 “돌아오니 이제는 선수들이 전부 다 나를 ‘제임스’가 아닌 ‘형’이라고 부르더라”고 웃으며 “위즈덤과도 한국 야구와 팬 문화, 음식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다. 올러도, 위즈덤도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굉장히 오픈 마인드로 준비돼 있어서 나까지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마치 자신은 한국인 선수인 듯 말했다.

돌아왔으니 더 잘하는 일만 남았다. 네일은 지난해 주무기 스위퍼로 리그에 빠르게 안착했다. 그 위력은 2023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로 리그를 평정하고 미국에 간 에릭 페디에 비유되기도 했다. 부상으로 마지막 한 달을 던지지 못하고도 26경기에서 12승5패 평균자책 2.53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네일은 올시즌 업그레이드를 위해 또 노력하고 있다.

변형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다. 투심 그립에 변화를 준 체인지업을 주로 던져온 네일은 지금 중지로 눌러 구속을 좀 더 높인 퀵 체인지업을 준비 중이다. 스위퍼의 비중을 좀 더 줄이기 위한 것이 핵심이다. 워낙 스위퍼가 좋고 많이 쓰는 투수라 상대 타자들과 승부에서 무기를 더 만들기 위함이다. 네일은 “비시즌 동안에는 스위퍼보다 다른 구종을 좀 더 연마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아직은 다듬는 중이라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시즌에 써봐야 하지만, 체인지업이 얼마나 헛스윙을 많이 끌어내는지에 따라 스위퍼 비중도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올해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하면서 다시 활짝 웃는 그 순간을 위해 마운드와 팀의 리더로서 역할도 준비하고 있다. 마치 토종 에이스의 마인드와도 같다.

네일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어떤 경기에서는 그 타이밍에서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경기도 많다. 올해는 그런 순간들에서 배웠던 점들을 좀 더 보완해서 던지고 싶다”며 “올해 목표는 역시 2년 연속 우승이다. 모두가 KIA를 견제할 것이고 우리도 맞춰서 훈련 많이 하고 있다. 이제는 팀의 리더로서도 어린 선수들을 끌어주는 선수가 되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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