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괜찮나 … 부동산 PF+홈플러스 익스포저 9兆 훌쩍

2025-05-15

양호한 분기 실적 불구 우려 커져

부동산PF만 8.4조 … 자기자본 134% 초과

여수-이천-마곡 줄공매

홈플러스 6551억 회수도 난망

"담보 확보, 회수 가능" vs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메리츠증권이 올해 1분기 매출로 3381억원, 당기순이익 18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 48%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홈플러스 회생 사태에 따른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 관련 대손충당금과 준비금으로 2433억원을 설정하며 1조원대 대출 회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노출액이 자기자본 대비 100%를 넘어서며 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트증권의 부동산PF 위험 노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기자본 6조원의 130%를 넘는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 증권의 부동산 금융 위험 노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134%로, 한신평이 평가하는 27개 증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100%를 넘긴 사례다. 대형 증권사 및 소형 증권사들의 평균 부동산 금융 위험노출 비율은 각각 58%, 52% 수준이다.

문제는 메리츠증권이 투자한 부동산 사업장 다수가 부실화하며 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란 점이다.

메리츠증권이 메리츠화재 등과 PF자금을 제공한 전남 여수시 생활형 숙박시설인 '여수웅펀캐슬디아트'는 3년째 공매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최초 공매 시장에 나온 이후 8차례 유찰되면서 857억원이던 감정가는 333억원까지 떨어졌다.

경기 이천시의 저온 물류센터도 공실 상태가 지속되며 공매가는 최초 1133억원에서 600억원까지 하락했다. 메리츠증권이 1조3000억원을 투자한 서울 강서구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도 공실률이 50%를 넘긴 상태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대출금 회수 부담도 안고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로 총 1조2167억원의 빌려줬다. 메리츠증권이 6551억원,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이 2808억을 조달했다.

메리츠금융 측은 4조8000억원의 부동산 담보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종원 메리츠금융지주 위험관리책임자는(CRO)는 지난 14일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현재 1조2000억원의 채권에 4조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가 확보돼 있어 회생계획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해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에 대한 대출을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대손충당금(178억원)과 준비금(2255억원)으로 총 2433억원 적립했다.

충당금 대신 자본으로 인식되는 준비금 비중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는데, 회계상 충당금은 비용으로 인식되지만 준비금은 자본으로 처리돼 순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 CRO는 "메리츠 3사는 투자 규모가 클수록 하방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수적 기준에 따라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업계에서는 여전히 우려를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조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1조가 넘는 화려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PF부실에 따른 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라며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증권도 홈플러스 회생에 따른 비용 회수와 관련해 "홈플러스의 차입금 중 특정 금융사 집중도가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일부 우려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관건은 잠재적 담보처분권 발생 이후, 처분 자산인 리테일 부동산 시장 환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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