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돼 거래가 재개된 6개사의 주가가 평균 3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의견 거절, 경영진 횡령, 회계처리 기준 위반 등으로 거래가 정지됐던 기업은 상장 유지를 인정받아 거래 재개가 됐지만 주가 회복에 부침을 겪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실적이나 성장세가 입증이 되어야 주가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인터로조는 지난 13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11% 오른 1만7840원으로 거래 중이다. 이날 공시된 자사주 소각 결정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재개일 기준 주가(1만8000원)보다는 여전히 0.9% 낮은 수준이다.
인터로조는 지난해 4월 재고자산 실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이로인해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상장 유지 결정을 받고 거래를 재개했다.
인터로조와 같은 사유로 거래가 정지됐던 알파칩스(구 알파홀딩스)와 일월지엠엘의 경우 재개일 대비 주가는 각각 50.28%, 36.95% 하락했다. 알파칩스는 2023년 4월 거래정지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에 일월지엠엘은 2021년 3월 거래 정지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각각 거래가 재개됐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됐던 사례도 있다. 솔디펜스(구 휴센텍)는 2022년 2월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9명의 경영진이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전면적인 경영진 교체와 경영개선안을 이행한 끝에 이달 9일 거래를 재개했으나 재개일 기준 주가(1400원) 대비 현재 주가는 25.79% 하락한 1039원이다.
초록뱀미디어는 지난해 6월 원영식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최대주주가 씨티프라퍼티(현 오션인더블유)에서 쿠씨피미디어홀딩스로 변경되면서 지배구조 안정화를 본격화했고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아 지난달 3일 거래를 재개했다. 그러나 재개일 기준 주가(8100원) 대비 현재 주가는 42.9% 급락한 4625원에 머물고 있다.
올해 거래 재개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재개한 상장사는 본느다. 본느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지난 1월 8일 거래가 정지됐지만 3개월 만에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아 지난달 15일 거래를 재개했다. 그러나 주가는 당시 1238원에서 현재 971원으로 21.57% 하락했다.
다만 거래 재개 이후 지난 14일까지의 투자자별 수급 동향을 살펴보면 일월지엠엘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에서 개인투자자가 매수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월지엠엘은 외국인이 414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이례적으로 외국인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 재개 이후 초기 매물 출회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거래가 정지돼 있던 기간 동안 매매가 제한됐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유지 결정이 곧바로 투자자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기업들이 향후 실적 개선이나 주주환원 정책 등 실질적인 회복 신호를 보여줘야만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