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지 쌀값 안정대책 시급하다

2024-10-13

5일자 산지 쌀값이 지난해 동기 대비 13.5%가 떨어졌다고 한다. 올해 첫 햅쌀 가격인 이날 기준 쌀값은 80㎏에 18만8156원으로 마지막 2023년산 가격인 전 순기(9월25일)에 비해 7.8% 올라 2018년 이후 최저 가격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올해 산지 쌀값은 시작부터 20만원선을 크게 밑돌아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양정당국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10월 첫 순기 산지 쌀값은 햅쌀 시작 가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수확기 석달의 ‘전고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쌀값 형성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확기 산지 쌀값은 햅쌀 첫 가격을 정점으로 우하향 궤적을 그려왔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수반되지 않는 한 ‘신고점’으로 끌어올리기는 여간해서 쉽지 않다. 양정당국의 고민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양정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시장격리가 가장 유효한데 10만5000t 규모의 ‘사전격리’ 카드는 9월 발표한 수확기 대책에서 이미 내보인 판이라 마땅한 패를 찾기가 어렵다. 새로운 카드는 당장 재정당국 손을 빌려야 하지만 ‘물가’ 눈치를 봐야 하는 그들을 설득하는 일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올해의 경우 네 차례에 걸쳐 예상 과잉물량을 넘어서는 20만t을 격리하고도 12.2%라는 역계절진폭을 기록했다. 이는 ‘커튼 치기’식 시장격리가 더이상 시장에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5일자 산지 쌀값이 양정당국의 2만㏊ 규모의 사전격리 대책 발표와 전국적으로 3만4000㏊가 넘는 벼멸구 피해 발생 상황에서 형성됐다는 점이다. 시장은 여전히 쌀을 공급과잉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쌀 예상 생산량 1.2% 감소에다 두 자릿수의 가격하락이 더해지면 큰 폭의 쌀 생산액 감소는 불가피하다. 농업소득의 30%를 차지하는 쌀 소득의 감소는 농가 살림살이 악화와 직결된다.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 마련에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재정당국도 쌀은 양정의 문제로 치부하고 뒷짐 질 일이 아니다. 적기를 놓치면 내년도 농업직불금은 물론 농업예산 증가액을 쌀 생산액 감소가 까먹는 격이 될지도 모른다. 양곡수급안정위원회의 실효성 높은 안을 기대하면서 그 대책이 쌀값은 농가의 ‘기본급’이라는 인식의 공감대에서 출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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