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수주 82억 달러…연간 목표 순조로운 출발
2Q 체코 원전 사업 수주 가시화로 기대감 ‘업’
미수금·계약 해지 등 리스크 관리 필요성 커저

올해 1분기에 양호한 해외수주 실적을 거두며 올해 500억 달러 목표의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계약 체결이 가시화된 체코 원전사업 수주와 함께 남은 기간 1분기 수준의 실적을 거둔다면 연간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수주 이후에도 적절한 사업 관리를 통해 미수금 및 공사계약 해지 등 리스크에 보다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94개 건설사가 69개국에서 82억1000만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같은기간 수주액(55억 달러)의 148.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분기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중동에서 전체 수주액의 60.4%에 달하는 49억59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수주액(24억300만 달러)의 약 2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그 뒤를 이은 유럽에서 9억2000만 달러(11.2%)를 수주하며 1년 전(3억4200만 달러)보다 168.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북미·태평양 수주 실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14억9800만 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던 북미·태평양은 국내 제조사 공장 건설 수주 감소 여파 등으로 올해 8억4500만 달러(10.3%)로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우디 및 카타르에서 화력발전사업을 수주하며 23억56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보유하며 올해 1분기 1위에 올랐다.
삼성E&A가 16억8500만 달러 규모 UAE 타지즈 메탄올 프로젝트 수주하는 등 1분기에 총 17억2400만 달러 수주하며 그 뒤를 이었다.
1분기 예상보다 좋은 스타트를 끊으면서 연간 목표 달성 기대감이 높아졌다. 올해 정부가 제시한 연간 해외 수주 목표는 500억 달러로 2분기 중 계약이 가시화되고 있는 173억 달러 규모 체코 원전 수주를 제외하면 나머지 245억 달러를 수주해야 한다.
결국 평균적으로 남은 분기 동안 1분기 만큼의 수주 실적을 올리면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023년 333억 달러, 지난해 371억 달러를 달성했던 점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란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 마킷(Markit)에 따르면 세계 건설시장 성장률이 올해 2.1%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 –0.6%로 뒷걸음질 칠 것이란 예측이 나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 시도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사비 미수금 발생과 공사 계약 해지 등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점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등 해외 사업에는 변수가 많다”며 “국내에서처럼 사업 관리가 체계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발주처 상황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거나 공사비가 제때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한화가 지난 2012년 수주했던 총 공사비 80억 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성 프로젝트는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지원회(NIC)가 2022년 말 8027억원의 미수금이 쌓이며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공사가 중단된 이후 한화는 2023년 말부터 발주처로부터 공사비를 회수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미수금을 2644억원까지 낮췄으며 공사 일부를 재개했다.
현대건설은 인도네시아 발리파판 프로젝트 등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사업의 대규모 손실을 반영해 지난해 1조2209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벽산엔지니어링도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송변전 및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나 공사비 회수가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 삼성E&A는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PEMEX)와 10여년 전 체결했던 2300억원 규모의 수첨 탈황설비 사업 계약 해지를 알리기도 했다. 멕시코의 국가 정유 프로젝트 예산 감축으로 지난 2016년부터 25차례 공사가 일시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다 지난 4일 최종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처럼 해외사업의 경우 국내 건설경기 침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발주국 및 발주처에 대한 변수로 인해 보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계약 실행 단계에선 쌍방 간의 계약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공적인 개입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도 “다만 공공발주일 경우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외교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차원에서도 중소·중견 기업들을 대상으로 법과 세무 등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세미나를 개최해 정보제공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