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최대주주…과거 상폐 및 거래정지 기업들 이사진과 연관성 부각
초록뱀 자금 보전해준 M&A 이력…초록뱀그룹, 실지배 의혹
휴먼테크조합 지분 보호예수 이번달말 해제…지분 손바뀜 '촉각'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휴먼테크놀로지가 M&A(인수합병) 후 자금을 투입한 계열사 경영진 구성에서 한계기업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휴먼테크놀로지 최대주주인 휴먼테크조합 핵심 인물 우미선 씨를 중심으로 상장폐지 및 거래정지 기업에서 활동했던 이사진들이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휴먼테크놀로지가 여전히 초록뱀 그룹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는게 아니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마크링크, 이사진에 한계기업 활동 인물들 포진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휴먼테크놀로지가 추가 출자를 진행한 마크링크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휴먼테크조합 최대주주인 우미선 씨가 투자했던 기업들과 활동이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확인된다.
휴먼테크놀로지가 마크링크를 종속회사로 편입한 것은 지난 2023년이다. 이후 마크링크 이사진에는 최혁 인포마크(휴먼테크놀로지) 창업주와 함께 정강호, 김봉선, 정재창 씨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정강호 씨는 케이웨이브 대표와 티엔엔터테인먼트(초록뱀이앤엠) 전무 등을 맡았던 인물로 데코앤이(상장폐지), 휴센텍(거래정지) 등에서 활동했다. 마크링크 대표에 오른 김봉선 씨는 레드로버(상장폐지), 녹원씨앤아이(상장폐지), 무궁화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MIT, 거래정지) 등에서 활동했다.
정강호 김봉선 씨가 활동했던 기업들은 휴먼테크조합 최대주주인 우미선 씨가 투자했던 기업들과도 겹친다. 우미선 씨는 블루밍홀딩스를 통해 2018~2023년 테라사이언스를 지배했는데, 당시 MIT 자회사인 바이오엑스로부터 온코펩을 인수했다. 테라사이언스에 온코펩 지분을 매각한 이후 바이오엑스의 대표이사가 된 인물은 검찰 수사관 출신의 이성락 씨였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퀀타피아(상장폐지)로부터 케이웨이브를 인수했으며, 이성락 씨는 퀀타피아 실소유주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블루밍홀딩스가 테라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한 씨디에스홀딩스는 휴센텍 부회장이었던 지서현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씨디에스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지서현 휴센텍 부회장은 하이드로리튬을 인수한 리튬플러스의 전웅 대표와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성락 씨는 전웅 대표가 이끌었던 리튬포어스(전 어반리튬)에 유상증자, 전환사채(CB) 투자로 150~270%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지난 2023년부터 마크링크에 138억원을 투입했다. 이중 88억원은 최대주주가 휴먼테크조합으로 변경된 이후 이뤄진 투자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차입금 등 휴먼테크놀로지가 돌려받을 수 있는 자금이었지만, 이를 상계해 마크링크 지분으로 받았다.
다만 마크링크는 사업성 악화가 이어지며 휴먼테크놀로지 재무에 무담을 주고 있다. 지난 2023년 50억원 유증에도 완전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해 88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총 138억원의 출자가 이뤄졌지만, 지분법 손실 등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3분기 장부가액은 99억원 수준이다.
초록뱀 자금 보전해준 케이웨이브 M&A…인수 반년만에 손실로 전환
휴먼테크조합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휴먼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에 등극했는데 최대주주에 오르자마자 이전 최대주주였던 초록뱀 그룹의 자금을 보전해주기 위한 M&A에 나섰다. 초록뱀 그룹이 여전히 휴먼테크놀로지를 지배하고 있는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최대주주가 휴먼테크조합으로 변경된지 1년여 만에 타법인 취득에 288억원을 투입했다. 지난달 안티드론 기업 ‘아고스’를 230억원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3월 케이웨이브를 70억원에 인수했다. 작년 9월에는 마크링크에 88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특히 휴먼테크조합이 휴먼테크놀로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가장 먼저 인수했던 케이웨이브는 초록뱀미디어의 자금 회수로 이어졌다. 기한이익상실로 자금회수가 불가능했을 CB를 휴먼테크놀로지의 도움으로 회수했다.
케이웨이브는 마스크용필터 등을 제조하던 기업으로 티엔엔터테인먼트(전 초록뱀이앤엠)가 지난 2021년 분할해 신설한 기업이다. 현재 상장폐지 된 퀀타피아(전 코드네이처)가 지난 2022년 티엔엔터테인먼트로부터 7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수 대금은 CB(70억원) 발행을 통해 이뤄졌다.
문제는 퀀타피아에서 발생했다. 케이웨이브 인수대금 대신 발행했던 CB의 주식전환 및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하기 전 퀀타피아에서 회계 처리기준 위반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티엔엔터테인먼트의 자금회수가 힘들 수 있던 상황이었자만, 퀀타피아는 케이웨이브를 휴먼테크놀로지에 매각하면서 이를 상환했다.
초록뱀 그룹에 속해있던 휴먼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최대주주가 휴먼테크조합으로 변경됐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직후 진행한 M&A가 이전 최대주주의 자금을 보전해주는데 사용된 셈이다.
다만 휴먼테크놀로지가 인수한 케이웨이브는 이미 사업성이 훼손된 상태였다. 2022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매출이 전무했고 2023년 3분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케이웨이브를 인수한지 반년만인 지난해 3분기 케이웨이브에 12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반영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휴먼테크조합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명목상 회사나 투자조합 등이 최대주주에 오를 경우 1년간 보호예수가 설정되는데 보호예수가 끝나는 시점 경영권 변경 등 지분 손바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휴먼테크조합의 보호예수 해제일은 이달 29일이다.
한편 휴먼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우미선 씨의 과거 이력 등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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