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조카의 난' 진압?···박철완 상무 측 지분 던진 이유는

2025-01-24

금호석유화학 오너일가의 분쟁이 전환점을 맞았다. 현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운 박철완 전 상무 측 진영이 지분 일부를 털어낸 반면, 박찬구 회장 측은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감지되면서다. 재계에선 회사의 발목을 잡은 이른바 '조카의 난'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향방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특수관계인 박은형·은경 씨는 최근 보통주 2만3000주를, 박은혜 씨는 1700주를 각각 매도했다.

이들은 박철완 전 상무의 누나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삼촌 박찬구 회장과의 분쟁에서 패한 뒤 세 사람에게 자신이 보유한 금호석화 지분 중 각 15만2400주를 증여한 바 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다. 작년말 기준 9.51%의 지분을 들고 있는 개인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금호석화 일가의 주식 거래가 주목받는 것은 경영권을 둘러싼 삼촌과 조카 사이의 신경전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시작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전 상무는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과 배당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했으나, 표 대결에서 박찬구 회장에게 패배한 뒤 해임됐다. 또 이듬해 금호석화가 제시한 배당금보다 약 50% 높은 방안(보통주 1주당 1만4900원)을 앞세워 재도전에 나섰지만 주주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후에도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와 OCI의 자사주 교환 처분에 반발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박찬구 회장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2021년 두 기업이 친환경 바이오 ECH(에피클로로히드린) 합작사를 만들고 315억원 규모 자사주를 맞교환했는데, 경영권 방어 목적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무효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박 전 전무는 1·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주총에선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해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다시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이 와중에 박 전 상무 측 지분이 줄어들자 일각에선 양측의 갈등이 막바지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세력을 키워야 할 시기에 이들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점쳐져서다. 일종의 교통정리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박 전 상무는 올해도 주주제안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나, 지분율 하락에 결과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반대로 박찬구 회장 측 진영은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우는 모양새다. 장녀 박주형 부사장이 최근 들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다. 박 부사장은 작년 11월 3650주를 매입한 이래 총 6차례에 걸쳐 1만8188주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분율도 0.98%에서 1.15%로 끌어올렸다. 재계에선 박 부사장이 분쟁 국면 속 아버지를 지원하고자 지분을 늘린 것으로 본다.

2015년 금호석화에 합류한 박주형 부사장은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증장구 하고 있다. 2022년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