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가 꼽은 2025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지난해 화재 사고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리셀’이 선정됐다.
노동건강연대·민주노총·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2025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개최했다. 2024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현황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은 아리셀이었다. 2024년 6월 경기도 화성시 일차 리튬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배터리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하청노동자가 20명이었고, 18명은 외국인이었다.
공동 2위로는 한국전력공사와 대우건설이 꼽혔다. 한국전력공사에서는 지난해 1년 동안 7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사망자 중 6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대우건설에서도 지난해 6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모두 하청 노동자였다. 공동캠페인단은 산재 사망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오고 있다.
선정식 20주년을 맞을 올해 역대 최악의 살인기업으로는 현대건설이 꼽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20년 동안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가장 자주 선정됐다. 2007년(10명 사망), 2012년(10명 사망), 2015년(2005~2014년 10년간 110명 사망), 2022년(6명 사망) 총 4회 선정됐다.
지난 20년 동안 순위에 가장 자주 등장한 기업은 GS건설과 대우건설이었다. 두 기업은 올해까지 총 11회 순위권에 등장했다. 현대건설(9회), 디엘이앤씨(구 대림산업)(8회), 포스코이앤씨(6회) 등이 뒤를 이었다.
시민이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으로는 ‘시·도교육청’이 선정됐다. 시민 6755명이 참여한 최악의 살인기업 투표 결과, 시·도교육청은 40.1%로 1위를 차지했다. 그간 학교급식 조리노동자 13명이 폐암으로 사망했지만, 시·도교육청은 환기시설과 근무여건 개선 등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쿠팡이 25.6%(1,747표)로 2위, 삼성전자가 7.6%(512표)로 3위에 선정됐다.
공동캠페인단은 “기업들은 대국민 사과를 할지언정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하청·비정규직·이주노동자가 죽음에 내몰리는 구조를 바꾸지 않았다”며 “국가는 기업을 비호하고 노동자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