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 구속력 없는 MOU 체결로 운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엔비디아와 협력
정부 "전략 산업 강화에 금융패키지 활용"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정부와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1500억달러(약 210조원) 추가 투자를 약속하며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26일 한국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새벽 미국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관세율을 기존 합의대로 1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하는 대신, 한반도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우리나라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던 3500억달러 규모의 펀드에 대한 상세안 마련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미 정상회담과 연계해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미 투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은 미국 측과의 협상에 대한 결과와 관련한 현지 브리핑에서 "조선 분야에 최대 1500억달러를 포함해 에너지, 핵심 광물, 배터리, 반도체, 의약품, 인공지능(AI), 퀀텀 컴퓨팅 등 전략 산업을 강화하는데 금융패키지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투자에 대한 문서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구속력없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펀드를 조성·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큰 틀에서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정부 대응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향후 투자와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의 국제경제관리관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세부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투자와는 별개로 한국 기업들 주도로 미국에 대한 1500억달러 규모의 직접투자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계기로 조선·원자력·항공·액화천연가스(LNG)·핵심 광물 등 5개 분야에서 2건의 계약과 9건의 MOU가 체결되는 성과도 있었다.
AI 분야에서는 협력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실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NVIDIA)의 슈퍼컴퓨터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또 조선에서는 HD현대와 서버러스캐피털 간 미국 조선소의 현대화를 위한 공동 프로그램 논의가, 원전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AI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여겨지는 SMR 상용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문제, 미국산 무기 구매 등은 향후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알래스카 문제를 놓고 협상 중"이라며 "한국과 합작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일본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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