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숨겨진 LG맨’ 허진석 선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2025-10-10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5년 9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8월 25일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창원 LG는 2024~2025시즌에 큰 감격을 누렸다.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것. 그래서 LG 소속의 많은 이들이 기쁨을 만끽했다. 참아왔던 눈물 또한 흘렸다.

허진석 선임도 마찬가지였다. 2009년부터 LG에서 근무한 허진석 선임은 숨겨진 ‘LG맨’. 그런 이유로, ‘창단 첫 우승’을 감격으로 여겼다. 그리고 사무국 직원으로서의 목표 또한 명확하게 설정했다.

“많이 부족한 선수였습니다”

구단 사무국 구성원 중 선수 출신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직원은 프로 선수로서 코트를 누비기도 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현재에 녹이고 있다.

허진석 선임도 선수 출신이다. 그러나 프로 무대를 경험하지 않았다. 명지대학교 재학 중 농구를 그만뒀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를 “많이 부족한 선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농구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중학교 1~2학년 때까지 길거리 농구를 했습니다. LG에서 주최하는 휘센컵에도 참가했죠(웃음). 그리고 저희 아버님께서 당시에 횟집을 운영하셨는데, 학교 체육 선생님이 저희 아버님 가게의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저희 아버님께서 선생님에게 “제 아들이 운동을 좋아합니다”라고 하셨고, 선생님께서 “그러면 테스트를 한 번 받아보시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산동중 농구부에서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합격을 했고,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저희 구단 D리그 코치인 강병현 코치와도 연습 경기도 많이 했죠(웃음). 강병현 코치의 고등학교(부산중앙고)가 저희 학교(마산고)랑 가까웠거든요.

선수 시절을 돌아본다면?

운동을 좋아해서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시작했어요. 남들보다 많이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많이 부족한 선수였습니다.

게다가 고등학교 코치 선생님이 매년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4명의 코치님과 함께 했습니다(웃음). 코치님의 성향에 적응하려고 하면, 코치님께서 달라지셨죠. 그런 상황도 존재했습니다.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국체전인 것 같아요. 저희가 그때 준결승전에서 삼일상고(현 삼일고)와 만났는데, 당시 삼일상고는 하승진을 보유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경기를 잘했어요. 또, 제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고요(웃음). 그래서 전국체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새로운 시작

허진석 선임은 프로 선수로서 발자취를 남기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선수 출신보다 제2의 인생을 빨리 찾아야 했다. 더 긴 시간을 헤맬 뻔했다.

그러나 허진석 선임은 제2의 인생을 빠르게 시작했다. 2009년부터 창원 LG 프로농구단 소속으로 새로운 인생과 마주했다. 선수 시절과 다른 시각으로 농구를 접했지만, 크게 어렵지 않았다.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LG에는 언제 입사하신 건가요?

은사이신 강을준 감독님께서 2008년에 LG 감독으로 부임하셨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 저한테 “농구단의 매니저를 해보지 않을래?”라고 연락을 주셨어요. 저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부터 농구단의 매니저를 맡았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매니저로 농구를 접했습니다. 선수 시절과의 거리감이 있었을 건데요.

‘내가 왜 열심히 안 했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중도에 그만둔 게 너무 아쉬웠죠. 그래서 포기하려는 신인들을 볼 때마다, 저는 선수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해줬습니다. “끝까지 버텨주면 좋겠다”라고 조언을 해줬죠.

2018년부터 전력분석원을 맡으셨습니다.

국내 선수 스카우팅을 주로 했고, 상대 팀의 패턴 영상을 편집했습니다. 당시 박유진 코치님께서 전력분석 사수라, 저는 박유진 코치님한테 많이 배우려고 했습니다. 박유진 코치님은 전력분석에 능통한 분이셨거든요.

2021년부터 운영팀 업무를 담당하셨는데요.

운영팀으로 이동한 직후에는 전력분석 업무를 병행했습니다. 그렇지만 강병현 코치와 성재준 전력분석이 차례대로 합류했고, 저는 전력분석 업무를 많이 넘겨줬습니다. 국내 선수 스카우트를 그대로 하되, 아시아쿼터 선수들을 살폈죠. 선수단 운영비를 관리하기도 했고요.

운영 업무와 전력분석의 차이가 있을까요?

농구를 보는 방향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운영비를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소모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선수 구성 방향과 선수 활용 방안 또한 생각했고요. 그런 점을 팀장님과 많이 의논했습니다.

농구를 대하는 시각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이전만 해도, 농구를 보는 눈이 1차원적이었습니다. 볼을 소유한 선수들만 살폈죠. 그렇지만 전력분석을 시작한 후, 농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볼 없는 선수들까지 분석을 해야 했거든요.

특히, 운영 업무를 시작한 후, 농구와 관련된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한 경기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많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죠. 순간 대처 능력 또한 견지해야 하고요.

최고의 순간

허진석 선임은 LG 소속으로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허진석 선임의 직장인 LG가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허진석 선임의 염원이 2024~2025시즌에 이뤄졌다. LG가 2024~2025시즌에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한 것. 현장에 있었던 허진석 선임은 어느 때보다 기뻐했다. 꿈꿔왔던 일이 현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보통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5월에는 FA(자유계약) 선발 계획을 수립합니다. FA 종료 후에는 선수들의 보수를 협상하죠. 선수 구성 또한 마쳐야 해요.

그 후에는 국내 및 해외 전지훈련을 준비합니다. 국내 유망주들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아시아쿼터 자원들을 영상으로 분석합니다. 거기에 관한 보고서를 쓰고요.

무엇보다 선수들이 훈련 혹은 연습 경기 중 불편해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저희가 지원을 잘 해야 해요. 그게 비시즌 중점사항인 것 같아요.

2024~2025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으로 진출했습니다. 평소와는 달랐을 것 같아요.

저희가 챔피언 결정전으로 진출했을 때, 저는 울었습니다. 저희가 정말 ‘ONE TEAM’인 것 같았거든요.

LG가 창단 처음으로 우승을 했습니다. 어떠셨나요?

말씀하신 대로, 저희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라고 생각했고, 저는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려고 했습니다. 눈물도 났고, 감사한 감정 또한 많이 표시했죠.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하면 안 됐습니다(웃음). 사무국 스태프들이 해야 할 게 있는데, 제가 그렇게 하지 못해서... 그 정도로, 현장에서는 감정을 참지 못했던 것 같아요..

우승 후의 일상과 우승 전의 일상은 어떻게 다르던가요?

우승한 다음 날부터 많은 일을 해야 했습니다. BCL ASIA부터 준비해야 했죠(LG는 KBL 우승 팀 자격으로 BCL ASIA에 나섰다). 현실로 너무 빨리 돌아왔습니다(웃음). 하지만 너무 좋았어요. 저희 팀도 별을 하나 달았으니까요.

“코트에 오래 있고 싶습니다”

위에서 잠깐 이야기했듯, 허진석 선임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창단 첫 2연패’라는 새로운 지향점과 마주했다.

물론, 조상현 LG 감독은 ‘2연속 우승’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허진석 선임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최고의 지원’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리고 “코트에 오래 있고 싶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LG가 지금 이천 전지훈련 중입니다. 허진석 선임님의 일상은 더 바쁠 것 같아요.

선수들이 우선 훈련을 건강하게 마쳐야 합니다. 또, 선수들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저희가 지원을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가올 연습 경기와 해외 전지훈련을 더 꼼꼼히 체크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전지훈련까지 잘 마쳐야 하거든요.

내심 ‘2연속 우승’을 바라실 것 같습니다.

사실 기대는 되는데...(웃음) 그렇지만 ‘부상’과 ‘외국 선수 경쟁력’이 변수일 것 같아요. 특히, ‘부상’이 중요할 것 같아요.

선임님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떤 건가요?

음... 특별한 목표는 없습니다. 그냥 농구인 출신이다 보니, 코트에 오래 있고 싶어요. 그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일러스트 = 락(본문 첫 번째 사진)

사진 = KBL 제공(본문 2~3번째 사진), 손동환 기자(본문 마지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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