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4〉AI '앱 경제'를 '에이전트 경제로' 바꾸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오픈AI가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를 공개한데 이어 새 AI 에이전트 '딥 리서치'를 내놓았다.

오퍼레이터는 사람을 대신해 웹브라우저에서 다앙한 작업을 명령한대로 척척 실행해 준다. 동남아 휴가 계획을 세워달라고 하면 시간대별로 방문지를 추천하고 일정을 짜준다. 원하는 음식을 이야기하면 식당을 찾아서 예약해 주고 원하는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해달라고 요청하면 해당 상품을 구매해 준다.

지금까지 사람이 일일이 웹사이트의 버튼을 클릭해 가며 여행지를 탐색하거나 식당 검색, 메뉴 탐색 등을 했지만, 이 같은 단순한 일들은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알아서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멀티모달 모델 o3를 기반으로 개발된 '딥 리서치(deep Research)'라는 AI 에이전트는 복잡한 주제에 대해 다단계 인터넷 조사를 통해 정보를 찾아 분석하고 종합해서 포괄적인 보고서를 생성해 준다.

인간 연구자가 논문을 작성하는 방식과 똑같은 절차대로 진행하며 정보의 출처를 제공해 검증과 참조를 용이하게 해준다. 금융, 과학, 법률, 정책, 엔지니어링 등 전문 연구자들의 조교로 손색이 없다.

AI 에이전트가 디지털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플랫폼 경제, 애플리케이션(앱) 경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플랫폼 도메인에서 AI 에이전트는 한 개의 플랫폼이 설정한 규칙과 알고리즘에 구속되지 않고 여러 플랫폼의 정보에 접근해 사용자가 요청한 최적의 결과값을 찾아낸다.

앱에 대한 접속도 마찬가지다. 현재 상용자가 수많은 앱을 관리하며 반복적인 작업을 해야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수많은 독립된 앱에 접속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준다.

플랫폼과 앱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전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플랫폼이나 앱을 다운받지 않아도 AI 에이전트가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되어 원하는 일을 자율적으로 처리해 준다. 이에 따라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도우미 역할을 넘어 능동적인 의사결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는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의 필요를 사전에 예측해 대응하는 똑똑한 개인 비서 기능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쇼핑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선호도와 예산을 기억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 준다. 가격 비교는 물론 리뷰 확인, 기능 등을 비교 분석해서 자동으로 주문하게 된다. 나아가 배송을 관리하고 필요시 반품까지 처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같은 AI 에이전트의 다재다능한 기능은 앱 중심 경제에서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생태계를 바꿔놓을 전망이다.

사용자는 앞으로 속속 등장할 AI 에이전트의 작업 수행 결과, 비용 절감, 효율성 향상 효과 등을 기준으로 유료 버전의 AI 에이전트를 선택해서 활용하게 된다.

현재의 앱 스토어와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화된 AI 에이전트 마켓 플레이스가 등장하게 된다. 특히 앱 스토어가 AI 에이전트 스토어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개인과 기업은 모듈형 AI 에이전트를 필요에 맞게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바드,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음성비서는 현재는 단순한 보조 도구이지만, 향후 완전한 자율 AI 에이전트로 진화해서 말만 하면 원하는 작업을 수행해 준다. 위챗, 카카오, 페이팔, 왓츠앱과 같은 슈퍼앱은 완전한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된다.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발전이 아니다. 디지털 상호작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디지털 질서의 대전환이다. 과거 앱 경제가 데스크톱 소프트웨어(SW)를 대체한 것처럼 AI 에이전트는 기존 앱을 자동화, 지능화 최적화하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준비하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사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하고 탐색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