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기의 문화기행] 5.5위안의 행복

2025-01-24

신장위구르 자치구, 깐수성, 산시성도 과일이 너무 싸고 달다. 신장위구르의 살구 크기 조그마한 복숭아는 비주얼은 그저 그런데 먹어보니 우리의 편견을 깡그리 깨뜨려 버렸다. 너무나 달고 맛나다.

문화탐방 여행을 빙자한 과일 먹방 아니 중국 서부지역 먹방 투어가 되어 버렸다. 과수원집 아들로 태어나 온갖 과일을 맛보고 자라서 30살이 될 때까지는 과일은 돈 주고 사 먹는 것이 아니고 본가에 가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고 대구에서 학교 다닐 때는 철마다 아버지가 택배로 보내주시는 것을 당연시하면서 자랐다.

20여 년 전부터 아버지가 농사를 짓지 않으시면서부터 그리고 지금은 과일을 사 먹는 것이 당연해졌지만 아버지가 농사를 접으시고 처음 몇 년은 ‘아! 과일도 사 먹는구나’ ‘과일도 사 먹어야 되는구나’ 했다.

올여름 더워도 너무 더웠다. 더운 여름, 여름 과일을 대표하는 과일은 뭐니 뭐니 해도 수박이다. 우리나라 수박은 비싸도 너무 비싸다.

중국어로 수박을 시구아(西瓜 서과)라고 한다. 원산지인 신장위구르나 중앙아시아가 서쪽이라서 서과(西瓜 시구아)라고 하지 않았을까?

엊그제 여행 중 기차간에서 먹을 과일을 사러 갔다가 자두와 귤, 복숭아와 수박도 샀다.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농구공 크기는 아니라도 배구공 크기 정도는 되는 수박 한 통을 샀다. 무게를 달고 가격을 보니 5.5元 우리 돈 1000원 내외다. 싸도 이렇게 쌀 수가? 우리나라 가격의 1/10, 1/15, 아니 1/20 정도다.

그 수박을 장예에서 시안북역까지 오는 기차 안에서 12명이 맛있게 아주 달달하게 먹었다. 5.5위안으로 우리는 너무나 행복하고 달달한 기차여행을 했다. 5.5위안의 행복! 西瓜好甜(시과 하오티엔)! 수박 아주 달아요!

권오기 여행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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