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조용한 반대"까지 분열 생각보다 심각..."이번 인하 실수" 평가까지

2025-12-12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시장은 12월 추가 금리 인하 결정에서 나온 일부 반대표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실제로는 연준 내부의 금리 인하 반대 기류가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소수의 반대표뿐 아니라, 올해 투표권은 없지만 회의에 참여한 다수 지역 연준 총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관철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내부 균열은 파월의 후임 의장이 연준 내 정책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시장 예상보다 큰 난관에 부딪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조용한 반대까지 이례적 분열"...의미는

이번 표결에서는 제프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두 명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공식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다른 방향에서 반대했다.

올해 6월까지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를 지낸 패트릭 하커는 "(이러한 분열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10년 넘게 연준과 함께 일하면서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과 함께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6명의 정책위원이 2025년 말 기준금리가 이번에 인하되기 전 수준(3.75~4%)에 머물러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실상 이번 인하에 반대한 셈이다.

통신은 이들 6명 중 최소 4명, 혹은 전원이 이번 회의에서 투표권이 없었을 수 있어 이들을 "조용한 반대(silent dissents)"라고 설명했다.

하커는 "저 역시 그 조용한 반대자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이번 인하는 실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준 회의 자료에는 또 다른 단서가 숨어 있었다.

연준 회의 테이블에 앉은 정책위원 외에도 지역 연준은행 이사진(지역 기업·비즈니스 리더들)이 별도의 단기금리 권고안을 제출하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각 총재의 금리 선호를 반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12개 지역 연준 중 단 4곳만 금리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8명의 총재가 인하에 반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매체는 이 표는 동결 선호가 주로 지역 연준 총재들 사이에 강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역 총재들은 백악관이 임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는 연준 이사회(Board of Governors) 구성원들보다 전통적으로 금리에 더 매파적인 경향이 있다.

◆ 파월 후임자 '험로' 마주

연준 내에서 공식적·비공식적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낸 위원들이 많은 만큼, 내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후임으로 지명할 차기 의장이 연준을 한 방향으로 묶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외신들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싯을 유력 후임으로 보고 있다.

BNP파리바의 미국 전략·경제담당 대표 캘빈 츠는 "파월 의장은 상당히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지키며 FOMC 내부에서 큰 신뢰를 받았다"면서 "그런 파월 의장 아래에서도 반대 표가 세 건이나 나온다면, 새로운 의장이 더 쉽게 만장일치를 끌어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연준 내부의 광범위한 이견은 결국 새로운 데이터에 의해 뒤바뀔 수 있다.

정책위원들의 중간값 전망은 2026년 한 차례 추가 인하를 가리켰지만, 시장은 여전히 두 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인하 결정에 찬성한 위원들은 11일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증가가 일정 부분 자신들의 판단을 정당화한다고 볼 수도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6일로 끝난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44,000건 증가해 팬데믹 이후 최대 폭 증가였으며 총 236,000건을 기록했다. 데이터는 변동성이 높지만, 펩시코·HP 등 기업들의 최근 감원 소식과 함께 볼 때 노동시장 악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연준은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데이터를 대거 받게 된다. 일부 10월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지만, 11월·12월 지표는 다음 회의(1월 말) 전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 베로니카 클라크는 "지금처럼 데이터가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정책위원들의 견해가 갈리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하지만 내년에는 새로운 데이터가 어느 정도 방향을 하나로 모아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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