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일본 게임사 닌텐도는 오는 6월5일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첫 선을 보인 후 1억5000만대 이상 팔린 스위치의 후속작인 만큼 게임팬들의 시선이 쏠렸다. 미국에선 9일(현지시간)부터 449.99달러(약 66만원)에 사전주문을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닌텐도는 미국 사전예약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닌텐도 측은 “관세와 변화하는 시장 상황이 미칠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닌텐도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게임기를 생산한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기존 관세 20%와 상호관세 34%를 더해 총 54%, 베트남과 캄보디아에는 각각 46%, 49%의 높은 관세율을 책정했다. 이렇다보니 스위치2의 미국 판매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전자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가격 인상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사지 마라. 하지만 스마트폰, 노트북, 콘솔 게임기, 전기자전거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지금이나 조만간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수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가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기 전에 필요한 제품을 사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인 애플은 아이폰 판매 물량의 90%를 중국에서 만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에도 중국산 수입품에 폭넓은 관세를 부과했지만 일부 애플 제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거나 유예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애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로젠블래트 증권은 애플이 상호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제품 가격이 43%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악의 경우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 가격이 1599달러(약 234만원)에서 2300달러(약 336만원)로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삼성전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은 곳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율이 각각 10%, 26%, 25%인 브라질, 인도, 한국 등 다른 스마트폰 생산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여지가 있는 만큼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상호관세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