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단톡방' 논란 월츠 문책론에…트럼프 "그는 좋은사람"

2025-03-26

“그가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티반군 공습계획 민간인 유출’ 건과 관련해 문책론이 나오는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두둔하며 25일(현지시간)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국 주재 대사관 지명자 간담회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안보 고위 책임자들이 민간 메신저 ‘시그널’을 이용해 예멘의 친이란 후티반군 공격 계획을 논의하고 이 과정에 한 언론인을 실수로 초대해 기밀유출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제가 알기로는 기밀 정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후티반군에 대한) 공격은 완전히 성공적이었다”고 부연했다.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대통령을 제외한 미국의 주요 안보 관련 부처 수장이 모여 국가안보 및 군사작전을 논의하는 ‘프린시펄 위원회(Principal Committee)’는 지난 15일 후티반군 공습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채팅방을 시그널에 개설했다. 이 채팅방에 초대된 시사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당시 논의 과정의 전말을 지난 24일 보도하면서 국가안보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심각한 일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틀랜틱을 두고 “실패한 잡지다. 아주 형편없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비판한 뒤 옆에 서 있던 월츠 보좌관을 향해 “사람들은 그가 매우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버그 편집장이 해당 채팅방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경위를 조사하겠다면서 월츠 보좌관에게 조사를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개월 사이에 발생한 유일한 흠집”이라며 “심각한 일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절하했다.

월츠 “연락처 잘못 입력…제 책임”

월츠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채팅방 개설 과정과 관련해 자신은 골드버그 편집장을 “100% 모른다”고 소명했다. 그는 “누군가의 연락처에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가 입력돼 있었다”며 “그래서 당연히 채팅방 그룹에서 이 실패자(골드버그)를 보지 못했다.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드버그 편집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방하고 명예를 흠집 내기 위해 모든 종류의 연결고리를 찾아다니던 사람”이라며 “그러다가 어떻게 해선가 누군가 연락을 받고 해당 채팅방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월츠 보좌관은 경위 조사와 관련해선 “그가 고의적으로 그랬는지, 아니면 다른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서 그랬는지를 알아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무진의 책임론에 대해선 “직원은 책임이 없다. 제가 이 그룹(채팅방)을 만들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했다.

민주당 “무능한 행동” “프로답지 못해”

하지만 이날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의 ‘연례 위협 평가’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기밀 유출 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하며 “보안 의식이 허술하다”고 질타했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기밀 정보에 대한 부주의하고 무능한 행동의 한 사례로 단순한 일회성 실수가 아닐 것”이라며 “이런 일은 미국의 안보를 무너뜨린다”고 비판했다.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답변하기 어렵다”며 “채팅방에서 어떤 기밀 정보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했다.

랫클리프 CIA 국장도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합법적이며 기밀 정보는 없었다”고 소명했다. 정부 보안 채널 대신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을 사용한 것에 대해선 “시그널은 완전히 허용되며 이전 정부부터 있었던 관행”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는 “정말 당황스럽고 프로답지 못한 행동”(존 오소프 상원의원), “이런 엉성함과 무능함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고 부끄러운 일”(마이클 베넷 상원의원) 등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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